'조폭'에게 장악된 인천공항‥무슨 일이?

콜밴 기사들 조직 결성해 일반 기사·단속원 폭행‥불법행위 상습 자행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난 2009년 8월 20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일하던 단속원 김영철(가명)씨는 평소처럼 콜밴 기사의 호객 행위를 단속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호객 행위를 제지하자 콜밴 기사들이 우루루 몰려 와 둘러 싸더니 "눈을 확 파버리겠다"고 위협하는가 하면 심지어 멱살을 잡히고 얼굴을 주먹으로 폭행당하고 채증 장비를 빼앗겨 파손당한 것이다. 콜밴 기사들이 단속원들을 폭행한 것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동료 단속원들에게 물어 보니 인천공항이 개항한 2001년부터 콜밴들의 불법 영업 행위와 단속이 시작됐는데, 몇년 전 부터는 콜밴 기사들이 떼로 몰려다니면서 불법 행위를 자행한다는 것이다. 알고 봤더니 실제 이들은 인천공항 콜밴 기사들로 구성된 사실상의 '조직 폭력배'였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최근 우리나라의 대표적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에서 '조직'을 결성해 불법 호객행위를 일삼고 단속 공무원과 일반 콜밴 기사를 폭행ㆍ협박한 콜밴 기사 일당을 붙잡았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같은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로 조직성 폭력배 28명을 검거해 정모(52)씨 등 4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 등은 2001년 3월부터 최근까지 인천에서 콜밴 기사로 영업을 하면서 운전자 50여명을 규합해 '조직'을 결성했다. 이들은 호객 영역을 입국장 내부, 입국장 외부, 공항 주변도로로 나눠 관리하며 다른 기사의 공항 영업을 방해하고 단속원들을 상습 폭행하는 등 영업장을 관리하는 조직폭력배들처럼 인천공항을 '장악'했다. 이로 인해 지난 2007년 6월 인천공항에서 손님을 태우려던 콜밴 기사 이모(64)씨는 "공항에 들어오지 말라니까 왜 들어 왔냐. 죽여 산에 묻어 버리겠다"는 협박과 함께 20분 동안 차량에 강금되기도 했다. 이들은 또 지난 2006년 2월 서울 서초동 한 호텔까지 가는 파스키탄인을 태워 주고는 정상요금의 10배인 800달러(한화 100만원 상당)을 바가지 씌우기도 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이들이)2001년과 2006년, 2007년에 걸쳐 세번이나 처벌됐지만 영업이 되니까 계속 불법 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조직원 가운데 공항공사 직원과 내통이 의심되면 통화내역을 요구하는 등 엄격하게 조직을 관리해 왔다"고 밝혔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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