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발]눈쏠린 서해5도 전력증강..'주먹구구식 배치 우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국방부가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대한 대책으로 K-9자주포 증강은 물론 고가의 장거리 정밀타격 미사일까지 서해5도 배치를 추진하자 여론에 휩쓸려 주먹구구식으로 증강배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군 관계자는 1일 "다련장로켓과 K-9자주포증강에 이어 2012년까지 4556억원을 투입해 서해5도 주둔 부대의 도발 탐지능력과 대응타격능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면서 "지난 29일 국회 국방위에 '서북도서 긴급전력 보강소요'를 제기한 상태"라고 밝혔다. 군은 긴급전력 보강소요 예산안을 제출하기 전 연평도에 사거리 40~45km의 다연장로켓(MLRS) 6기를 배치하고 K-9자주포도 6문에서 12문으로 2배로 증강 배치했다. 하지만 다연장로켓과 자주포는 수도권지역의 육군보유 전력이다. 이에 수도권을 지키는 육군의 화력전에 공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군사 전문가는 "다연장로켓이 증강 배치된다는 소식을 방송에서 접했지만 화면에 육군소속을 나타내는 부대번호가 그대로 노출돼 수도권지역의 공백을 북에 알려준 꼴이 됐다"며 "예산을 통과해도 수도권지역 전력공백 메우기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K-9자주포를 삼성테크윈에서 생산하는 데는 순수제작기간만 4개월이 소요된다. 또 엔진 등 다른 부품을 신청하는 기간을 합치면 1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에서 예산증액이 통과하더라도 증강전력의 실제 배치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육군전력의 긴급투입과 관련 "육군전력을 가져오면 서해5도 사령부의 사령관도 결국 육군이 맡아 해병대의 사기는 더 떨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서해5도 주둔 부대 전력보강을 위해 도입하는 정밀타격 유도무기를 놓고 논란이 되고 있다. 국방부는 정밀타격유도무기착수금 20억을 포함한 884억원을 신청했다. 구체적인 무기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이스라엘제인 '스파이크(NLOS)'와 '딜라일라(Delilah)'를 놓고 고심 중이다. 군이 국회에 제출한 대외비문서에는 필요한 무기의 사정거리를 '75km이상'으로 명시하고 '딜라일라'의 사진도 첨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파이크는 사정거리 25km로 '숏펀치'며 딜라일라는 사정거리 250km로 '롱펀치'다. 하지만 북한의 기습공격이 가능한 서해 5도에 장거리까지는 필요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딜라일라의 성능은 우수하지만 1발에 8억 이상하는 고가장비를 배치할 경우 북한군에 탈취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국회 국방위 김장수의원도 30일 상임위에서 "장거리 미사일은 거리 개념이 아니라 결심과 타이밍 문제"라며 "굳이 서북도서에 배치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장거리미사일은 아니더라도 스파이크는 일단 배제되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군사 전문가는 "스파이크의 탄두무게는 10kg에 불과해 북한의 해안포 진지를 타격해 동굴을 무너뜨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신중히 검토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낙규 기자 if@<ⓒ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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