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대부분 피란해 200여명만 남아..불발탄 속속 발견돼 복구 작업 장애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북한군의 기습적인 해안포 공격으로 화염에 휩싸였던 연평도 일대는 25일 현재까지도 연기와 매캐한 냄새가 가득차 있다. 불에탄 가옥들은 시커멓게 그을린 채 앙상한 기둥만 남아 있다. 골목엔 불에 탄 잔해가 잿더미들과 함께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다. 콘크리트 옹벽에 움푹 패인 포탄 구덩이는 당시의 참혹했던 상황을 웅변해 주듯 방치돼 있다. 현재 불에 탄 주택만 22개 동에 달하는 등 총 34개의 건물들이 포격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거의 모든 건물이 유리창이 깨지고 담벼락이 무너지는 등 온전한 건물이 매우 드믄 상태다. 연평도에서 잔불을 진화하고 인명을 구조하고 있던 소방대원들은 군데군데 확인되고 있는 불발탄 때문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현재 신고된 것만 2~3발의 불발탄이 발견됐다. 하지만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박혀진 불발탄이 십 여개 이상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소방방재본부 현장대응과장은 "산불과 화재 진압 과정에서 불발탄 때문에 가장 애를 먹었다"며 "신속히 제거하기 위해 해병대 폭발물 제거반이 도착해 작업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평도 현장에선 "70년대 지어진 낡은 대피소들을 하루 빨리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콘크리트로 지어져 낡고 음습한, 마실 물과 화장실도 준비돼 있지 않은 좁고 차가운 대피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연평도 주민들은 뜬 눈으로 날을 새운 후 치를 떨며 모두들 육지로 향했다.연평도 한 주민은 인천 연안부두에 도착한 후 "낡고 좁은 대피소들을 새로 지어달라고 진작부터 얘기했었다"며 "추위에 떨면서 깜깜한 대피소에 하룻밤을 보내고 나니 다시는 연평도로 들어가고 싶지 않아질 정도"라고 말했다.인천시도 정부에 연평도 내 대피소들을 현대화하겠다며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화장실 등 기본적 편의시설을 갖춘, 300~500명이 대피할 수 있는 대형 방공호 3개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연평도는 현재 주민들이 대부분 대피해 '유령의 섬'으로 변했다. 남은 것은 200여명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과 꽃게 어장을 지키겠다는 가장들 뿐이다. 육지에서 지원나간 소방대원들도 이날 오전 일부만 남긴 채 육지로 돌아 올 예정이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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