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골프는 무한 경쟁이다."스포츠 선수로는 '노장'에 드는 47세다.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ㆍ사진)는 그러나 세월도 잊은 듯 올 시즌에도 4승을 수확했다. "나이와 상관없이 경쟁할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선수생활을 하겠다"고 했다.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거리포로 '여자 존 댈리'라는 애칭까지 얻은 데이비스를 지난 4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만났다. ▲ 76승에 빛나는 '기록제조기'= 데이비스는 유독 한국 골프팬들에게 익숙한 선수다. 2003년 '내셔널타이틀' 한국오픈에서는 '성(性)대결'도 벌였다.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대신증권-토마토M 한유럽마스터즈에 출전한 데이비스는 "이번이 열 번째 방문"이라며 "한국은 모든 사람들이 친절하고, 이제는 김치도 좋아할 만큼 음식도 입에 잘 맞는다"고 칭찬부터 늘어놓았다. 데이비스는 22살이던 1985년 LET 데뷔 첫 승을 수확했고, 1987년에는 비회원자격으로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메이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해 순식간에 세계무대를 제패했다. 현재 LPGA투어에서만 20승, 전 세계를 통틀어 통산 76승을 기록 중이다. ▲ 장타는 이렇게 치는 것= 데이비스는 특히 장타자로 유명하다. 성(性)대결을 벌일 수 있었던 동력도 남자선수에게 뒤지지 않는 비거리 덕분이었다. 데이비스는 "가장 멀리 날린 기록은 1996년 텍사스에서 열린 스킨스게임에서의 378야드"라고 별일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슥했다. 비결을 묻자 "'타이밍'이 전부다(timing is everything)"라고 강조했다. "장타를 의식하다 보면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스윗 스팟에 정확한 타이밍으로 맞혔을 때 볼 자체의 퍼포먼스(성능)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데이비스는 이어 "스퀘어로 스윗 스팟에 맞히는 중심타격의 확률을 위해 부단한 연습이 필요한 것"이라고 조언했다.
로라 데이비스는 라운드 후 골프백을 라커룸 탈의실에 그대로 놓아둔다.
▲ '쿨'한 성격 그대로= 데이비스의 경기 모습은 그다지 진지해보이지는 않는다. 연습스윙도 많지 않고 퍼팅하는 시간 역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절반이다. 도대체 긴장은 하는 걸까?하지만 "속은 까맣게 타들어간다"는 의외의 대답이다. "긴장될 때마다 이리저리 많이 걷는다. 그린 위에서 (내가) 서성거리면 중압감을 많이 받는다는 의미다"라며 웃었다. 이번 대회 하루 전날 그는 연습라운드도 하지 않고 하루 종일 방을 지켰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봤다. 골프는 물론 축구 등 모든 스포츠를 좋아한다"는 데이비스는 "이메일을 확인하는 등 노트북과 노는 시간도 많다"면서 "코스에서 오래 기다리는 게 싫어서 연습은 생략했다"고 했다. 요즘 말로 '쿨(cool)'하다. ▲ 우승의 동력은 "긍정적인 생각과 자신감"= 데이비스는 그러나 실전에서는 '진지한 모드'다. 사실 올 시즌 LET에서 무려 4승을 올리며 20대의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상금랭킹 2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남모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데이비스는 "긍정적인 생각과 자신감이 우승을 더 많이 가져다 줬다"면서 "골프에서는 이 두 가지가 없으면 절대 우승할 수 없다"고 밝혔다. 데이비스에게 골프는 '경쟁이자 놀이'다. "언제나 우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한 계속 대회에 출전할 것"이라는 데이비스는 "프로선수에게는 경쟁을 즐기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골프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탰다. ▲ 데이비스의 '비밀병기'= 장타자답게 우드가 없다는 게 독특하다. 퍼터를 제외한 모든 제품은 스릭슨으로 구성됐다. 드라이버는 7.5도, 샤프트 플렉스는 S다. 아이언은 스릭슨 Z-TX 모델로 3번부터 피칭웨지, 52, 56, 60도 웨지다. 퍼터는 스카티카메론, 볼은 스릭슨 Z스타를 사용한다. 손은정 기자 ejs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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