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장관 ''BK21' 후속으로 '글로벌 박사 양성과정' 운영'

지난 13일 서울대학교를 방문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일행이 원자핵공학과 실험실 폭발사고 희생자들의 추모비에 참배하고 있다. 고(故) 김태영, 김영환, 홍영걸 등 박사 및 석사 과정의 대학원생 3명은 1999년 9월18일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실험실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로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br />

[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서울대 핵변환에너지연구센터 앞의 추모비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찾아 참배했다. 지난 13일 과학기술분야 지원 방안을 찾기위해 서울대를 찾은 이 장관의 이례적인 일정이었다. 추모비는 지난 1999년 원자핵공학과 폭발사고로 숨진 3명의 학생들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참배에 앞서 연구센터내 실험실을 둘러보며 하론 소화기, 봄베(압축가스 고압용기) 결속벨트, 실험선반 난간 등 안전장치에 유난히 관심을 보였던 이 장관은 실험실 안전에 더욱 신경을 써 달라는 당부를 남기고 조용히 학교를 떠났다.이날 서울대를 찾은 이 장관이 연구에 매진 중인 미래 과학도들에게 내놓은 약속은 이런 것이었다. 우선 연구개발 예산을 16조원까지 늘리고 응용과학 위주의 투자를 기초과학 중심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과학 인재들이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석ㆍ박사 장학금 지원을 계획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올해 정책 개발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내년에 '글로벌 Ph. D(박사양성) 프로그램'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BK21' 사업의 종료에 발 맞춰 마련하는 이ㆍ공계 대학원생 특별 장학 프로그램이다. 이날 오후 3시 학교에 도착한 이 장관은 서울대가 강원도 평창에 짓고 있는 그린바이오 첨단연구 단지에 대한 설명을 1시간 남짓 들은 뒤 교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바로 옆 건물인 농업과학공동기기센터(NICEM)를 둘러봤다. 이어서 농생명과학대 최도일 교수 실험실 소속 연구원 10여명과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날 학생들이 가장 어려움을 호소한 부분은 역시 경제적인 문제였다. 박사과정 염선인씨는 "결국 딱 한 가지 문제를 꼽으라면 경제적 어려움"이라며 "마지막으로 지원받은 이공계 연구장학금을 후배에게 추천해주려고 했더니 중단돼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의 단발성 사업과 갑작스런 지원 중단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제 곧 좋은 혜택을 받게 될 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지원 약속을 아끼지 않았다. 이 장관이 약속한 '글로벌 박사양성 프로그램'은 우선 내년부터 90억원 규모로 시작하지만 'BK21'사업이 2012년 종료되면 2013년에는 규모가 크게 확대된다. 스칼라십이 아닌 펠로우십 개념으로 운영되면서 사업단 지원 형식이 아니라 개별 연구자에게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원하게 된다. 한편, 이 장관은 응용과학 위주의 이ㆍ공계 발전계획을 기초과학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지난 주 유럽을 방문해보니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가 핵심이 되고 있더라"며 "건설을 추진 중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핵심도 기초과학연구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정부 임기 내에 연구개발(R&D)예산을 연 16조원 규모까지 늘리고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통해 보다 체계적으로 분배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 장관은 "한국의 대학교육이 '불임(不姙)'이라는 비아냥을 반드시 극복하겠다"고도 말했다. 외국에 다녀와야 학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엄존하는 현실에 대한 실토인 동시에 적극적인 지원에 대한 약속이었다.

지난 13일 서울대학교를 방문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농생명과학대 최도일 교수 실험실 소속 연구원 10여명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도형 기자 kuerte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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