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 달러채 발행 '사상 최대'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이머징 마켓의 달러표시 채권 발행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경제성장 전망이 이머징 마켓보다 어두운 탓에 달러 채권 금리가 하락, 이머징 국가들의 자국통화표시 채권 금리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달러 채권 금리가 2년 만에 처음으로 이머징 국가들의 자국통화표시 채권 금리보다 낮아졌다. 지난 8월 기준, 이머징 마켓의 달러 채권 금리는 평균 5.7%로 이머징 국가들의 자국통화 채권 금리 6.5%보다 낮아졌다. 달러표시채권 발행을 통해 자국통화채권보다 더 싼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면서 이머징 마켓 정부와 기업들이 달러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는 것. 시장 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 들어 이머징 마켓 정부 및 기업들은 총 1510억달러 규모의 달러 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집계를 시작한 지난 1995년 이후 최대 규모다.벨로루시, 베네수엘라 정부를 비롯해 멕시코석유공사(페맥스.PEMEX)와 인도연방은행(UBI) 등이 최근 달러채권을 발행했다. 달러채권 금리가 현지통화채권 금리보다 낮아진 것은 미국 경제가 이머징 마켓보다 더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선진국이 2.6%의 성장률을, 이머징 국가들은 6.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RBC 캐피털마켓의 나이젤 렌델 수석 이머징마켓 스트래티지스트는 “이머징 마켓이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서양 선진국들처럼 재정위기에 처해 있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 투자를 더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이 매우 더딘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며, 심지어 더블딥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인해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 자국통화채권을 발행하는 것에 비해 이득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머징 국가들은 올해 2600억달러에 달하는 상당한 규모의 자국통화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치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머징 국가들이 대규모 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머징 마켓 채권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올 들어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에 대한 재정적자 위기가 불거진 데다 서양 선진국들이 더딘 성장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이 이머징 마켓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계속해서 실망스러운 수준을 보이면서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불안감이 증폭, 이머징 마켓 채권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이머징 마켓 국채 수익률과 미국 국채 수익률 스프래드는 300bp로 금융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3월보다 약 500bp 좁아졌다. 공수민 기자 hyunh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공수민 기자 hyunhj@<ⓒ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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