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필마' 이재오 '첩첩산중 vs 구사일생'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서울 은평을 지역이 7.28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과연 여의도로 돌아올 수 있을 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한나라당의 지원 제의를 정중히 거절하고 "외로울 만큼 철저히 혼자 선거를 치르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6.2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고려할 때 이 위원장의 여의도 복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야권의 분열 속에 탄탄한 조직력을 기반으로 극적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상반된 분석도 나온다. ◆야권강세·친박반대·여권악재, 삼중고 시달리는 이재오서울 은평 지역은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강세를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는 한명숙 민주당 후보가 49.95%의 득표율로 44.77%에 그친 오세훈 후보를 앞섰다. 은평구청장 선거 역시 김우영 민주당 후보가 54.16%의 득표율로 김도백 한나라당 후보(40.83%)를 여유있게 앞섰다. 은평을 재선거가 6.2지방선거 이후 약 두 달 만에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불리한 환경이다. 또 하나의 걸림돌은 친박 진영과의 악연이다. 18대 총선 당시 이방호 전 사무총장, 정종복 전 의원 등 친이계 핵심 의원들의 낙선운동을 주도했던 박사모은 이번에도 이 전 위원장의 당선을 강력 저지할 움직임이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전략은 극비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면서 "이재오 전 위원장의 당선 가능성은 0%다. 낙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여러 차례에 걸쳐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7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박근혜 전 대표와 언제든지 만나서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밝혔고 박근혜 총리설에도 "본인께서 흔쾌히 동의한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아울러 잇따르는 여권발 악재도 부담이다.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과 함께 영포회 개입설은 민주당 등 야당이 정권차원의 게이트로 규정하면서 총공세에 나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反)이재오 단일후보 성사 불투명...낮은 투표율에 어부지리 가능성도주객관적 상황이 이 전 위원장에게 불리하다는 평가이지만 희망의 조짐도 보인다. 이 전 위원장은 은평에서만 내리 3선을 기록했을 만큼 야권 후보에 비해 인지도와 조직력이 탄탄하다. 반면 민주당 등 야권에서 이재오 대항마로 거론되는 후보들은 은평을 지역과 직접적인 연고를 가진 인사들이 드물다. 특히 재보선 투표율이 전통적으로 낮다는 점과 은평을 재선거가 치러지는 오는 28일이 본격적인 휴가철이라는 점도 조직력에서 앞서는 이 전 위원장에게 유리한 변수다. 6.2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높은 투표율과 젊은층의 투표참여였다. 또한 야권 단일후보의 성사 전망도 불투명하다. 공식 선거운동기간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재오 대항마 찾기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민주당은 신경민 전 MBC 앵커의 전략공천 여부를 놓고 장상 최고위원과 고연호 지역위원장이 반발하는 등 내부 교통정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이계안 전 의원, 윤덕홍 최고위원, 송미화 전 서울시 의원, 최창환 전 이데일리 대표도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아울러 이상규 전 서울시당위원장을 후보로 내세운 민주노동당, 천호선 최고위원을 후보로 내세운 국민참여당, 공성경 대표를 후보로 내세운 창조한국당과의 연대 논의 역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야권이 분열된 구도로 선거가 치러진다면 이 전 위원장으로서는 어부지리를 얻을 수도 있다. 이 전 위원장의 측근인 진수희 의원은 "어려운 선거다. 지방선거에서 재미를 본 야권이 후보를 단일화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 전 위원장은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하루 24시간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지역발전 일꾼론을 내세운 이 전 위원장의 진정성을 주민들이 이해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김성곤 기자 skzero@ⓒ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