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딥 반영하는 주식시장 이해해야..추가 하락 가능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더블딥 우려는 기우다" 증권사들이 일제히 내놓는 말이다. 유럽과 미국, 중국 등의 일부 경제지표가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각국 정책당국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것이 더블딥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 물론 증권사의 설명처럼 더블딥 가능성이 크지 않은게 사실일지도 모르고 투자자들이 괜한 조바심을 내고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주식시장은 현 경기보다 더 극한 상황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실제 경기가 더블딥으로 가든 가지 않든 여부를 떠나 주식시장이 더블딥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면 투자자들이 조바심을 내는 것 자체를 이해하고 이에 맞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JP모건펀드의 수석 연구원인 데이빗 켈리는 "시장은 향후 경기에 대해 실제보다 더욱 극한 상황을 반영한다"며 "우리가 더블딥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시장은 이미 그 상태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은 투자심리로 움직이는 곳인 만큼 시장이 좋을때는 악재를 무시한 채 호재만 보고, 시장이 좋지 않을때는 호재보다는 악재를 중심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현실보다 극한 움직임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지난 밤에도 미 다우지수와 나스닥, S&P500 등 3대지수가 일제히 연저점을 경신했는데, 실제로 더블딥 우려가 과도하다는 판단이 옳을지 몰라도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공포를 반영하고 있고, 향후에도 이같이 극한적인 움직임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시장 분위기가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더블딥 국면이 실제로 도래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완강히 부인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미국의 경우 전일 발표된 지표에서는 제조업 경기가 주춤하는 모습까지 나타났다. 주택과 소비, 고용지표가 일제히 부진한 것은 어느정도 예상했던 일이고, 그나마 제조업 경기가 확장국면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위안을 삼을만한 일이었지만, 제조업 지표까지 삐걱거리면서 미 경기가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어찌보면 간신히 붙잡고 있던 지푸라기마저 빼앗긴 격이니 이날도 국내증시의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겠다. 사실 국내증시의 경우 눈에 띄는 복원력을 보이며 여타증시에 비해 선방해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 이틀간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폭락세를 기록할 당시에도 국내증시는 전약후강 장세를 반복하며 장 막판 낙폭을 상당부분 만회한 채 거래를 마감하는 모습을 보였다.하지만 이날도 이같은 흐름이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전일 선물시장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베이시스 급락과 이에 따른 매도차익거래의 대량 출회였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시장 베이시스가 급락한 이유는 선물시장 외국인들이 매도에 나선 반면 개인 및 연기금이 현물시장에서의 매수를 지속했기 때문. 시장 하락이 추세적이라는 확신이 강해질수록 선물시장의 매도세가 급해질 수 밖에 없고 이 경우 시장 베이시스 하락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 압박도 불가피하다는 것이 증권사 측 설명이다. 아무리 둘러봐도 시장이 기댈 곳이 없어 보인다. 더블딥이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국내증시는 다르다는 희망을 갖기에는 시장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듯 하다.
김지은 기자 je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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