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신임 의장 내정자, 기초의원 시절 선관위에 허위 학력 기재한 사실 드러나 파문 확산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오는 5일 개원과 함께 선출될 예정인 제6대 인천시의회 의장 내정자가 선관위에 허위 학력을 신고하고도 기초의원 4선을 지냈던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 어떻게 이런 일이?
지난달 28일 민주당 소속 제6대 인천시의원 당선자들은 23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부평 5선거구 출신 류수용(사진·60) 당선자를 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류 당선자는 1995년 제1회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에 당선된 후 내리 4선에 성공했으며,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한단계 격을 높여 시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하지만 류 당선자는 제1회 지방선거 당시 학력 인정이 안되는 비정규 과정을 수료해 놓고도 '인하대학원재학중'이라는 허위 학력을 기재해 당선됐다. 제2회, 제3회 지방선거에선 '서산농림고'(현 서산중앙고)라고 최종 학력을 기재했지만 역시 허위 학력이었다. 한마디로 허위 학력을 기재해 유권자들을 속이면서 12년간 기초의원 3선에 성공한 셈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선거법상의 헛점을 류 당선자가 교묘히 이용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선관위에 신상 기록을 제출할 때 학력의 경우 후보가 졸업증 사본 등 증명 서류없이 단순히 알아서 기재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선관위로서는 고소 고발이 이뤄져 수사에 들어가지 않을 경우 기재된 학력의 허위 여부를 전혀 알 수 없다. 또 허위 학력 기재에 따른 공소 시효가 6개월에 불과해 류 당선자의 경우 이미 한참 시효가 지나 이미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류 당선자는 이같은 사실을 의식한 듯 제4회 지방선거부터는 아예 학력을 미기재하는 '편법'을 써서 계속 당선됐고, 제5회 지방선거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시의원 당선에 성공해 차기 시의회 의장에까지 내정됐다. ▲ 제6대 인천시의회 출범도 전에 도덕성에 치명타이처럼 류 당선자가 10여년간 허위 학력으로 유권자들을 속여 왔던 사실이 드러나자 새롭게 출범하는 제6대 인천시의회가 도덕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는 지적이다. 류 당선자 등 23명의 민주당 인천시의원 당선자들은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시민의 사랑을 받는 '희망의 의회'를 만들 것을 다짐했었다. 이들은 "6.2 지방선거에서 야당의 압승은 시의 재정 위기를 바로잡고 인천의 미래 비전을 만들라는 시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새로운 의회상 정립을 통해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의회를 만들겠다"라고 밝혔다.하지만 민주당 소속 인천시의원 당선자들은 결국 10여년간 유권자들을 허위학력으로 속여 온 당선자를 시의회를 대표하는 의장 내정자로 선출한 셈이 됐다. 새 시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를 출발부터 져버렸다는 평가다. ▲ 민주당 인천시당에도 책임론 일어 이에 따라 류 당선자의 이같은 잘못을 알고도 의장 내정자로 선출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인천시당 지도부의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류 당선자는 이호웅 인천시당 위원장과 홍영표 국회의원 등의 지원하에 다른 후보들을 물리치고 의장 후보로 내정됐는데, 이들은 이미 류 당선자의 기초의원 시절 허위 학력 기재 문제를 알고도 의장 후보에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미 류 당선자의 허위 학력 기재 사실은 일부 지역 신문 등을 통해 확인돼 알려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시민단체들 "의장직 수준 미달...알아서 거취 정해야"인천 지역 시민단체들은 류 당선자의 허위 학력 기재에 대해 "실망스럽다"며 거취를 스스로 정해야 한다는 반응이다.장금석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사무처장은 "5일 임기를 시작하는 시의회가 도덕성과 참신성을 내세우는 민주당 당선자들로 구성됐는데 벌써부터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개탄스럽다"며 "시의원들을 대표하는 의장 내정자가 비록 법적인 처벌은 면했다지만 도덕적으로 치명적인 일을 저지른 것이 확인된 만큼 알아서 처신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도 "학력 위조라는 것은 선거법상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시의회의 새로운 수장이 되기엔 함량 미달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건설부동산부 김봉수 기자 bskim@ⓒ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