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백용호 국세청장이 29일 단행한 인사는 세무조사 인력의 전진배치로 요약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헐거워진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역외 탈세,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등 '숨어있는 세원' 찾기 작업에 가속도를 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조사통의 전진배치에서 확인된다. 백 청장은 국세청 내부에서 손꼽히는 조사통으로 꼽히는 김연근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과 임환수 서울국세청 조사1국장을 각각 본청 조사국장,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으로 임명했다. 김 국장은 국세청 내 젊은 간부진 가운데 현장 실무경험과 기획력을 겸비한데다 조사 업무에서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백 청장이 그를 기용한 것은 향후 조사행정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본청 조사국 과장급들도 조사 업무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임창규 국세청 법인세과장을 부이사관으로 승진, 조사기획과장에 배치한 것과 신재국 국세청 전자세원과장을 조사2과장에 배치했다. 그동안 서기관급이 맡았던 대전ㆍ광주ㆍ대구ㆍ부산 등 4개 지방국세청의 조사1국장에 부이사관급을 배치한 것도 이번 인사의 주요 특징으로 꼽힌다. 국세청 고위관계자는 "성실납세자에 대해서는 과감한 인센티브를 주고, 그렇지 않은 납세자에 대해서는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겠다는 게 백 청장의 운영 근간"이라면서 "한마디로 세금을 제대로 겉자는 것이 이번 인사에 그대로 투영됐다"고 설명했다. 지역안배도 많은 신경을 썼다. 조홍희 서울청장은 경기 출신이며, 송광조 부산지방국세청장은 서울, 박동열 대전지방국세청장은 경북 출신이다. 서울청 조사국장도 박의만 조사1국장(충청), 김형균 조사2국장(호남), 권기룡 조사3국장(서울) 출신으로 고루 배치해 그동안 대구ㆍ경북 위주의 진용이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이번 지방청장 및 일선 세무서장 인사에서도 출신지역을 피하도록 하는 '향피제' 원칙이 철저하게 지켜졌다. 토착형 비리를 발본색원하겠다는 백 청장의 의도가 반영된 부분이다. 여성 인사 발탁도 빠지지 않았다. 서울시내 24개 세무서 가운데 최초로 여성 세무서장이 배출됐다. 노원세무서장에 임명된 홍성경씨가 그 주인공이다. 안옥자 국세청 부동산거래관리과장은 세무직으로는 처음으로 국세청 본청 과장에 임명된 여성이라는 기록을 갖게 됐다. 조태진 기자 tjj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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