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1700'에 대한 부담은 만만치 않았다. 17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59포인트(0.15%) 오른 1707.92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틀째 이어진 상승세지만 그 폭은 제한적이었다. 외국인은 닷새째 매수 우위를 기록했으나 개인과 기관은 매물을 쏟아내는 등 엇갈리는 모습이었다.밤 사이 뉴욕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그러나 이 역시 미미한 상승폭을 기록해 국내 증시의 방향성에 가이던스를 제시할 수준이 못됐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24.71포인트(0.24%) 오른 1만434.17로 거래를 마쳤다. S&P 500지수는 1.43포인트(0.13%) 상승한 1116.04로, 나스닥 지수는 1.23포인트(0.05%) 오른 2307.16으로 장을 마감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스페인 국채발행 성공, 애플 등 IT주의 선방이 꼽혔다.전문가들 역시 한목소리로 당분간 1700선 부근에서의 공방을 예견했다. 시장에서는 현재 기대요인과 부담요인들이 공존하고 있지만 9개월 동안 1600~1700 박스권 내에 머물렀던 관성을 깨기란 쉽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당분간 수급과 심리에 의한 등락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하며 미시적인 부분까지도 꼼꼼히 챙겨보고 대응하기를 권했다. 실적이 기대되는 종목중심으로의 선별적인 접근은 유효하다는 전망도 덧붙였다.◆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지금은 시장에서 한동안 모멘텀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9개월 동안 깨지 못한 저항대를 뚫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그만큼 강력한 모멘텀과 더불어 잠재 매물대를 소화할 수 있는 강도 높은 유동성의 유입이 필요하지만 당장에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아 보인다. 지수의 추가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여지가 2~30포인트 수준이라면 일부 개별종목 중심의 제한적인 대응을 제외하고는 적극적인 시장접근은 부담스럽다.물론 2분기 실적점검을 통해 핵심 블루칩들의 하반기 추가적인 성장동력이 확인되고 유로존의 안정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매수세와 국내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이루어진다면 결국 저항대는 깨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긍정적 기대감의 현실화 여부를 기다려보는 편이 나을 수 있겠다. 매수관점은 2분기 실적개선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될 여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항공, 해운, 조선 등으로 압축시키는 제한적 시장대응을 권한다.◆엄태웅 부국증권 애널리스트= 단기적으로 현시점에서 안도이상의 접근은 이르다고 판단된다. 무엇보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 유럽 국가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달러화 강세가 지속 등으로 이전처럼 강도 높은 외국인 순매수도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국내증시의 빠른 반등에 따른 부담으로 1700선에서의 공방이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대외 요인에 의해 하루하루 움직이는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유럽발 악재가 증시에 선반영된 측면이 크며 프리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될 것으로 사료되는 만큼 지수의 하방경직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유럽발 악재가 다소 진정되는 가운데 당분간은 대내외 매크로 지표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택보조금이 종료된 시점에서 미국 주택경기의 회복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와 민간 자생적인 경제회복을 가늠할 수 있는 미국 소비지표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여전히 기존 주도주(IT, 자동차)와 이익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항공, 가전, 화학 등 양호한 실적이 기대되는 종목중심으로의 선별적인 접근은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업종별, 종목별 차별화를 고려한 종목선정의 중요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실제로 코스피 1700선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업종·종목별 차별화가 심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반등장세 속에 하락종목수대비 상승종목수의 비율을 나타내는 ADR지표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으며, 특히 대형주의 경우 ADR지표가 전고점 수준에 육박하며 종목별 상승세가 강화되는 조짐이다.이에 대형주를 대상으로 조사해본 결과 코스피가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4월 26일보다 주가가 높아진 종목이 44%에 이르며 그 당시 주가수익비율(PER)수준을 웃도는 종목수의 비율도 40%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종목별 움직임을 보면 최근 일부 낙폭과대주들의 반등세에도 불구하고, 실제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실적전망과 밸류에이션, 수급여건 등에서 차별적인 메리트를 안고 있는 업종 및 종목들임을 알 수 있다.실제 업종별로 화학, 항공, 자동차, 화장품 업종 등이 전고점 경신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비금속광물, 전기가스, 통신, 보험 업종은 오히려 주가가 뒷걸음질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화학(호남석유 vs. SK에너지). 철강금속(고려아연 vs. POSCO), LCD(삼성SDI vs. LG디스플레이), 해운(한진해운 vs. STX팬오션), 종이목재(한솔제지 vs. 한국제지) 등 동일 업종내에서도 주가가 차별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등 KOSPI가 1700선으로 올라선 이후 차별화 양상이 더욱 강화되는 추세이다.이를 감안할 때 그동안 당센터에서 꾸준히 지적한대로 2분기 실적전망이 상향되고 있는 업종(운송,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및 부품, 화학, 음식료 및 담배 등) 내에서 실적전망, 밸류에이션, 가격메리트, 수급 등 네가지 기준을 감안해 유망종목을 선별해 나가는 것이 코스피 1700선 위에서도 초과수익을 높일 수 있는 매매전략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김유리 기자 yr6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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