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200억%의 깡통펀드?

사실상 잔액 0원..관련법규 보완 지적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수익률 200억% 펀드가 있다? 투자자들에게는 꿈같은 얘기지만 이러한 초 고수익률 펀드가 실제로 존재한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잔액이 0원에 가까운 깡통펀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상의 맹점에 의한 것으로 관련 법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교보악사자산운용의 '교보생활설계공사채A-2'의 설정이후 수익률은 무려 206억8331만6736.25%다. 같은 회사의 '교보MVP공사채C-1' 역시 5만9644.87%의 수익률을 보였다. 그 외에도 '교보단기공사채1'이나 한화투신운용의 '한화부메랑사모채권18'의 경우도 채권형펀드로는 기록하기 힘든 수천%의 수익률을 나타냈다.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펀드의 설정액이 거의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교보생활설계공사채A-2'의 경우 현재 설정액 2원으로 사실상 설정액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지만 운용비용 환입액 등이 발생하면서 수익률이 수백억 %로 계산된 것이다. 유독 채권펀드에서 이러한 이상 수익률이 발생하는 원인은 펀드의 설정 시기와 관련이 있다. 이 펀드들은 98년에 설정된 펀드로 IMF외환 위기가 발생하면서 투자한 채권에 문제가 발생한 펀드다. 현재 판매는 되지 않지만 투자자들이 찾아가지 않은 금액 때문에 이름만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교보악사자산운용 관계자는 "소규모지만 운용비용 환입 등의 청산 과정상의 절차도 있고 계좌가 남아있는 상태기 때문에 자체적으로는 없앨 수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런 펀드의 존재가 투자자나 운용사 양쪽 입장에서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투자자에게는 펀드나 운용사 선택의 주요 기준중의 하나인 수익률이 왜곡됨에 따라 혼란을 줄 수 있고 운용사 입장에서는 껍데기만 남은 펀드를 유지하느라 시간과 비용을 쏟아야한다. 금융당국은 관련 공시 검색 시 설정액 하한을 조정할 수 있게 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기준을 설정하기 애매한 측면이 있는 만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판매되지 않는 펀드도 있지만 설정액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정리과정에 있는 펀드들의 경우 수익률만 보고 자금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며 "자투리펀드 청산이 시행되지 않는 이상 이러한 맹점을 고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박지성 기자 jiseo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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