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천안함 침몰원인이 밝혀졌다.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 천안함은 북한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했다.장병 46명도 전사했다.조사결과 북한 잠수정이 몰래 우리 해역에 숨어 들어와서 어뢰를 쏜뒤 달아난 것으 로 드러났다. 원인과 결과가 밝혀진 만큼 앞으로는 이같은 일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의 책무다.그것이 역사에서 배우는 교훈이다. 북한이 전면 부인하는 것과 별개로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해야 한다.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하는 일은 "작은 일부터 소홀히 하지 않아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은 남한의 경제력을 따라잡을 수 없자,탱크나 수상합정, 항공기 등 이른 바 재래식 전력을 강화하기보다는 비재래식 전력을 강화해왔다. 기습공격 임무를 띤 특수전 부대를 확충하고, 저격병을 운영하는 한편, 수상세력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잠수함정을 운용하면서도 서해 지역 기습공격을 위해 대규모 공기부양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며 국방부가 국방백서에서 오래전부터 적시해왔지만, 그것에 대한 대비책을 국민들은 아직 소상히 듣지 못했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일은 먼 미래에 일어날 일을 상정해 대양해군과 강한 육군, 공군을 건설하는데 비싼 무기를 사느라 돈과 시간을 쏟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은 인명을 빼앗을 수 있고, 한국의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당장 눈앞의 위협을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군사력 건설에 매진하는 일도 매우 필요하다. 그것은 곧 비대칭 전력 대응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우선,조단위의 자금이 들어가는 이지스함 건조나 대당 수십억원이 들어가는 4세대 탱크 배치를 재검토해야 한다 . 우선 일부 부대에서 부분운용하고 있는 저격수 양성에 매진해 적 침투를 효과적으로 저지하도록 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아울러 작은 예산을 들이고서도 북한 특수전 병력에 대응할 수 있는 특수전 부대를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지금도 우리 특수전 병력도 강하다고 하지만 규모를 늘리고 예산을 대폭 확충해서 전투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침투하거나 방어에 나서는 우리 특수전 병력이 맨눈에만 의존하고 있는 현실는 개선돼야 한다. 최소한 특수전 병력이라도 야시경을 비롯해 도트 사이트 등을 대폭 확충해서 일당백의 전투력을 일당 천으로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고가 첨단 장비배치를 조정한다면 그것에 필요한 예산은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아울러 북한에는 없는 수천 톤짜리 대형 함정 건조와 배치를 재검토해서 수중전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1200t급, 혹은 1800t급의 비싼 잠수함을 추가 배치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게 안된다면 어뢰 한 두발을 탑재할 수 있는,북한이 다량 보유한 잠수함정과 비슷한 잠수함정을 배치할 필요도 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의 전략처럼 잠수함정을 잡는 가정 효과적인 방법은 잠수함정을 배치하는 일임은 군 당국이 더 잘 알 것이다. 천안함 침몰에서 드러났듯이 북한은 탁한 서해와 수심이 깊은 동해를 거의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드나들고 있다. 전시라면 북한 잠수함정이 몰래 침투해 기뢰를 설치해서 우리 항만을 폐쇄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를 미리 방지하는 종합전략이 마련돼야 한다.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우리 군에 만연한 형식주의를 뿌리뽑는 일이다. 그 단적인 예가 전투복에 칼날처럼 선 주름과 번쩍 번쩍 빛나는 군화다. 전투력보다는 외양을 중시하는 형식주의가 아닐 수 없다.세계 최 일유라는 미군부대 치고 전투복에 칼 같이 선 주름이나 반질거리는 군화가 TV에 비친 모습은 거의 없다.사격전에 사고예방을 위해 '기합'을 바싹 들이는 것도 중요하고,사격뒤 탄피를 찾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적을 얼마나 맞혔고,맞힐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지를 검증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탄피가 없다고 병사들을 쥐잡듯 하면서도 정작 사격장에서 탄약을 도둑질한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또한 우리 탱크운전병들은 해치를 열고 운전하지만 미군은 해치를 닫고 실전처럼 훈련하고 있다.우리는 훈련은 훈련이지만 미군은 훈련이 실전이다. 이러니 전투력 차이가 눈에 뛸 수밖에 없다.전투복은 전투복이어야 하고 군화는 군화여야지, 양복과 구두가 돼서는 곤란하다. 46명의 장병 목숨을 앗아간 이번 천안함 침몰은 전화위복의 기회가 돼야 한다. 그것은군에 만연한 형식주의를 일소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그것이 우리군이 세계 최강의 군으로, 북한군의 섣부른 침투와 침략을 예방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이것이 천안함이 우리에게 던진 숙제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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