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6개월 중국판 나스닥은 '도박장'

과열 양상...감독 당국 아닌 시장에 맡겨야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출범 6개월째를 맞은 중국판 나스닥 차이넥스트(ChiNext)에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지나친 고평가와 극심한 변동성, 여기에 투기적 거래까지 중국 증시의 고질적인 병폐가 뿌리내려 중소기업이 자금조달 창구가 아닌 투기의 장으로 전락했다는 것.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차이넥스트의 과열 양상을 지적하며, 이는 차이넥스트가 시장이 아닌 중국 감독 당국에 의해 관리·통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차이넥스트는 지난해 10월30일 유동성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개장됐지만 출범 초기부터 과열 양상을 보였다. 지금까지 차이넥스트에 상장된 87개 기업의 기업공개(IPO) 규모는 85억 달러에 달하는데 대부분의 기업들은 기존 계획보다 IPO를 두세 배 늘리면서 투기를 부추겼다. 이와 같은 과열 양상은 주가수익률(PER)을 살펴보면 보다 명확해진다. 차이넥스트에 상장된 기업들의 평균 PER은 최고 100배에 달했다가 최근 59배로 떨어졌다. 이는 MSCI 아시아퍼시픽 지수의 평균 PER이 19배, 홍콩 항셍 지수의 평균 PER이 14.8배인 것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중국 감독 당국의 과도한 시장 개입이 이와 같은 현상을 초래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상장될 기업을 선별하고 그들에게 막대한 정부 지원을 약속한다. 따라서 차이넥스트에 상장되는 것은 중국 정부가 우량 기업으로 인정한 것과 다르지 않다. WSJ은 이와 같은 상황을 가장 좋아 보이는 체리만을 골라 따는 것이라는 의미의 체리피킹(Cherry Picking)에 비유하면서 투기꾼들과 정부와 연줄이 있는 몇몇 사람들이 차이넥스트 상장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WSJ은 이와 같은 상황으로 투기꾼들과 벼락부자를 꿈꾸는 사업가들만이 승자가 됐고, 고평가된 주식을 뒤늦게 매입한 개미투자자들과 장기 투자자, 자금 조달을 바라는 중소기업 등은 패자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조해수 기자 chs9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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