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등 1분기 46% 늘어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지난 15년간 한국에서 집값이 떨어진 적은 1997년 IMF 외환위기, 2004년 카드대란, 2008년 국제 금융위기 단 3차례에 불과했다. 2008년 당시 집 살 기회를 놓쳐 아쉬워했는데 이번 하락기에 운 좋게 급매물로 나온 분당지역 중소형 아파트를 샀다."(재미교포 M씨)서울 집값 폭락에도 불구하고 해외교포를 비롯한 외국인들은 서울시내 요지의 부동산 매입을 늘려가고 있어 주목된다. 투자처도 아파트는 물론 오피스빌딩, 상가 등 다양하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ㆍ4분기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건수는 578건으로 지난해 1분기 394건 보다 46.7%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1분기 아파트 취득 건수는 268건으로, 전년동기 204건 보다 31.4%나 늘었다. 아파트 외 오피스빌딩 상가 토지 등의 취득 건수는 전년동기보다 63.2%가 급증한 310건으로 집계됐다. 집값 하락기 해외교포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IMF나 국제 금융위기 당시에도 집값이 폭락하자 해외교포들이 서울 강남권 아파트를 매입했다. 하지만 올들어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처가 아파트는 물론 상가 오피스빌딩 토지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최근 집 값 하락이 아파트는 물론 주상복합 오피스빌딩 상가 등으로 확대되면서 외국인들의 부동산 투자처도 다양해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부동산 동호회인 '아기곰동호회'의 운영자인 아기곰은 "IMF 이후 교포들은 한국 아파트 특히 강남 아파트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며 "최근 서울 요지의 아파트와 상가, 빌딩 가격이 급락하자 교포들의 관심처도 다양해졌다"고 전했다.한국의 오피스빌딩이 비교적 고수익 안전자산으로 인식된다는 점도 외국인 투자를 부추긴 요인으로 분석된다. 국제금융 위기 이후 세계 주요 도시의 오피스 빌딩 공실률은 급등하는 추세다. 런던은 14%대, 베이징과 상하이는 20~30%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도 최근 빈 사무실 비율이 늘고 있지만 10% 미만이다. 특히 외국인들이 주요 관심처인 서울 지역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은 올들어 축소되는 양상이다. 오피스빌딩 투자자문업체인 알투코리아에 따르면 1분기 서울 지역 대형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3.9%)은 전 분기 대비 0.4% 포인트 하락했다.안계환 세빌스코리아 부사장(투자자문 본부)은 "오피스빌딩 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은 한국이 안전한 투자처라는 시각이 강하다"며 "상하이 싱가포르 등의 오피스 빌딩 공실률에 비해 한국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은 낮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강력 매수(strong buy) 시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최근 원화강세로 '환율효과'를 기대하기 힘들어진 만큼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가 확대되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국제 금융위기 당시 교포 중심으로 아파트 투자가 활발했던 것은 집값 하락과 함께 환율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최근 환율효과가 사라진 만큼 국내 부동산 투자 러시로 확대되긴 힘들다"고 지적했다.이은정 기자 mybang2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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