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중원②]기사회생 박용우, 평이한 한혜진, 아쉬운 연정훈

[아시아경제 황용희 기자]4일 종영하는 SBS 월화극 '제중원'(극본 이기원ㆍ연출 홍창욱)이 꼭 집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있다. 바로 드라마에 출연한 박용우, 한혜진, 연정훈 등 주인공들의 연기력과 캐릭터와의 어울림 등이 그것이다.관계자들은 비록 시청률이 만족스럽지 못했으나 박용우(황정 연기)와 한혜진(석란 연기) 그리고 연정훈(도양 연기) 등의 연기력과 연기자 간의 조화는 어느 드라마보다도 훌륭했다는 평가다.주인공 박용우는 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드라마 초반 다소 어두운 캐릭터로 연기력의 진가를 인정받지 못했지만 이내 백정 소근개에서 양반 황정으로, 또 다시 의료선교사 알렌(션 리차드 분)의 의학조수이자 한국 최초의 의사로의 변신을 거듭하는 그의 연기력은 시간이 갈수록 날개를 단 듯 깊이를 더했다. 다양한 사건 사고를 처리해가는 과정에서는 특유의 진중함으로 드라마를 이끌었고, 한혜진과의 로맨스에서는 참을 수 없는 애틋함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굳이 단점을 꼽으라면 드라마 초반 '백정의 아들' 캐릭터와는 너무나 겉도는 분장과 캐릭터 등이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그가 보여준 로맨틱한 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것. 어쨌든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에서의 시니컬하면서도 엉뚱함, 영화 '핸드폰'에서의 선과 악을 넘나드는 집요함과 잔인함 등을 절묘하게 소화해냈던 그이기에 드라마 중반부터 기본 말투에서 행동 하나하나까지 철저히 분석해가는 그의 캐릭터 분석력은 단연 돋보였다고 할 수 있다.

'제중원' 연정훈, 한혜진, 박용우(왼쪽부터)

이에 비해 통역관의 딸이자 당시 신여성 대표 유석란으로 등장한 한혜진은 당당한 신여성을 연기하는 것은 무난했으나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여성상을 표현하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 석란은 이전 '주몽' 속 소서노와 비슷해 보이기도 하지만 더욱 복잡한 환경과 다양한 상황들이 얽히고설키는 인물이다. 개척정신을 표현하는 신여성으로의 당당함과 여성스러운 면을 동시에 보여줘야 하기 때문.하지만 한혜진은 이 드라마에서 또렷한 눈망울로 또박또박 대사를 치는 '한혜진식 연기' 이상도 이하도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이 그에게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 것은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는 점 때문이다.마지막으로 도양을 연기한 연정훈은 밋밋한 도양 캐릭터의 덫에 묶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황정과 석란을 놓고 팽팽히 맞서서 드라마에 긴장감을 불어넣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물론 연정훈이 '에덴의 동쪽' 등 많은 드라마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쳤기 때문에 그의 연기력에 왈가왈부 이견을 달기에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로만 볼 때 연정훈에게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 드라마일 것 같다.그래도 이들 3명은 한국을 대표하는 연기자들이다. 뛰어난 연기력이 있었기에 사극 '제중원'을 무난히 이끌어왔다는 데는 이론이 없다. 황용희 기자 hee21@<ⓒ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황용희 기자 hee21@<ⓒ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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