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11만원.. 시총 22조원 코스피 6위 '껑충'기관·일반투자자 자금 몰릴까지분 매각 기업들 '투자·M&A' 실탄 확보[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오는 12일 상장을 앞둔 삼성생명의 공모가격이 주당 11만원으로 확정되면서 상당기간 막혀있던 '돈맥'이 뚫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부동자금을 쌓아온 일반투자자들과 기관의 투자금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지 여부와 삼성생명 지분 매각으로 많게는 수조원의 가용자금을 거머쥔 신세계, CJ제일제당, 삼성차 채권단 등 업계의 용처도 관심을 끈다. ◆삼성생명 상장, 부동자금 끌어모을까 = 지난 23일 삼성생명 상장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이틀간의 해외ㆍ국내 기관 수요 예측을 통해 삼성생명의 공모가를 11만원으로 결정했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본다면 삼성생명의 시가총액은 22조원.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신한지주, 한국전력에 이어 단숨에 유가증권시장 6위로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 청약을 전후해서 증시자금의 이동이 거세게 일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삼성생명의 공모금액 5조원은 일반투자자와 기관, 외국인 등의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규모다. 특히 부동산 시장 냉각과 낮은 채권 수익률, 펀드 환매 등이 맞물려 새로운 투자처를 찾던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수급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김세중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채권으로 이동했던 자금이 바닥권에 근접한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하고 안정성과 수익성을 갖춘 IPO에 관심을 높일 수 있다"면서 "아직까지 펀드 환매에 집중하는 개인자금이 삼성생명 상장을 계기로 하반기 이후부터 증시로 유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어 "삼성생명 청약자금 중 배정을 받지 못한 일부 자금은 증시에 잔류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또 일부는 거치식 펀드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하반기 이후부터 증시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생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기업과 채권단이 손에 쥐게 되는 대규모 자금이 어디에 사용될지도 업계의 주요 관심 사안이다. 삼성생명 주식 500만주씩을 구주 매출로 매각하는 신세계와 CJ제일제당은 각각 5500억원을 챙기게 됐고 우리은행과 산업은행 등 삼성차 채권은행들도 원금만 2조4500억에 달하는 채권 회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세계와 CJ제일제당 등 범(汎) 삼성가에서는 지분 매각금액을 투자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져 상당 금액이 시장에 도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CJ제일제당의 경우 6개월의 보호예수가 끝나면 나머지 지분 459만5750주의 추가 처분도 가능하다"면서 "이는 1조원이 넘는 차입금 상환과 중장기적으로 검토 중인 해외 식품 및 바이오 업체 M&A에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불 붙은 청약 전쟁.. 흥행 성공할까? = 공모가가 예상보다 낮게 책정된 대한생명은 가격 메리트로 인해 청약 공모에 성공했지만 삼성생명의 경우 청약 흥행 여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우선 수요 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의 상당수가 의무보유 확약을 내건 것이 향후 주가 안정에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모투자자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기관 청약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예상보다 높은 공모가격으로 인해 투자 매력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다음 달 삼성생명 뿐 아니라 우리스팩1호와 신한제1호스팩의 청약일이 겹쳐 투자처가 분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상장하면 단숨에 시가총액 22조원이 되는 만큼 기관투자들로서는 투자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기관투자자들이 어쩔 수 없이 공모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경쟁을 부채질 했고 이에 따라 공모가가 높게 책정된 면을 살펴봤을 때 일반투자자들이 공모 청약에 나서는 것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다음달 3~4일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동양종금증권, 우리투자증권, KB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 창구에서 청약이 실시된다. 투자자들은 늦어도 오는 30일까지는 해당 증권사 계좌를 만들어야 청약이 가능하다. 김현정 기자 alpha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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