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적으로 통화 결제 다변화, 현지 생산 비중 확대 등도 검토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황상욱 기자]달러 대비 원화가 1100원대로 강세를 보이면서 삼성ㆍ현대차 등 수출 주력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통화 결제 다변화 등으로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데 이어 '원가 절감'을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으나 부품ㆍ원자재 등의 수입 비용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환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부적으론 1달러에 상반기 1130원, 하반기 1070원을 적정 환율로 보고 수출ㆍ입 전략을 수립한 만큼 1100원대 붕괴에 대비한 전략 수정에도 고심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원가절감, 물류효율화 등을 지속적으로 견지하는 한편 고부가가치 판매 비중을 확대하겠다"면서 "환 위험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 환 헤지를 하지 않는 등 안정적인 자금 관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도 환율 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최소화하는 한편, 안정적인 현금 흐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37개국 화폐로 결제가 이뤄지며 해외생산 비중도 50% 이상이어서 당장은 매출 감소가 크지 않지만 지속적인 원화 강세는 부담스럽다는 게 내부 분위기다. LG전자 관계자는 "달러와 유로, 엔 등 통화 결제를 다변화하고 있으며 투기적 외환관리를 금하고 있다"고 말했다. ㆍ기아차는 1달러에 1100원~1200원을 적정 환율로 보고 1100원대가 깨질 경우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80%에 달하는 만큼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연초 올해 평균 환율을 1130원로 산정하고 수출 전략을 세워놓았다"면서 "그동안은 달러 강세로 인한 환율 수혜가 실적에 크게 반영됐지만 이제는 대응책을 마련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현대ㆍ기아차의 총 매출이 2000억원 정도 하락하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ㆍ기아차는 단기적으론 유로화 비중을 높이는 등 통화 결제 다변화를 통한 달러 의존도를 낮추면서 그랜저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로 이익 확대를 유도하고, 장기적으론 현지 생산을 늘려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일각에서는 원화 강세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개진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수출 경쟁력은 약화되지만 외화 부채까지 감안하면 원화 강세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LG디스플레이도 가격ㆍ가동률ㆍ원가 경쟁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환율로 인한 수익성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이정일 기자 jaylee@황상욱 기자 ooc@<ⓒ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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