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의 회견에서 미국 측에 한ㆍ미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ㆍ미 FTA는 오바마 행정부가 어떻게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에게 미 의회를 상대로 한 전방위 설득에 나서줄 것을 직접적으로 요구했다. 과거와는 달리 강한 어조로 미국 측의 조기 비준을 압박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오늘 백악관에서 이 대통령과 만나 "오바마 대통령과 미 행정부는 한국과의 FTA를 진전시킬 강력한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이 어렵기는 하지만 미 행정부 입장에서는 상당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한ㆍ미FTA 조기 비준에 진전된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보여 일응 긍정적이다. 한ㆍ미FTA는 한국 뿐 아니라 미국 입장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중국만해도 그렇다. 높은 경제성장세는 물론 정치, 군사적 측면에서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와의 회견에서 "중국은 한ㆍ중FTA를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면서 "한ㆍ미 FTA가 늦어지면 중국과 먼저 FTA를 추진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은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대(對)아시아전략 등을 감안해 공세적 표현을 쓴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지적했듯이 한ㆍ미FTA의 비준은 금융위기 이후 제기되고 있는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가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연히 오바마 행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초 국정연설에서 "5년간 수출을 두 배로 늘려 일자리 200만개를 창출하겠다"면서 수출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FTA는 시장접근성을 높이는 가장 좋은 수단으로 수출증대와 직결된다.한ㆍ미 FTA 가 타결된 것은 2007년 4월2일이다. 그로부터 3년이 넘도록 지지부진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미 행정부의 소극적인 자세가 큰 걸림돌이다. 말로는 한ㆍ미FTA를 진전시키겠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행동은 없다. 시간을 끄는 것은 양국 모두의 국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바마 행정부는 건강보험 개혁안 처리에서 보인 리더십을 발휘해 비준에 적극 나서기를 바란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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