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성장 핵심 지표인 재무건전성比 주가 저평가 수준 커..지난해 영업 지표는 LG화학 우위'
"가치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우리 증시에 투자한다면 어떤 종목과 업종을 살까." 정답을 알고 싶다면 해당 기업의 '연차보고서와 재무제표'를 보면 된다. 버핏이 미국 중부지방의 중소도시 오마하에서 앉아 포스코를 비롯한 전세계 우량주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은 재무제표가 있기에 가능했다.버핏은 투자자들에게 회계에 대한 지식과 회계에 대한 센스나 감각, 즉 뉘앙스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재무제표를 읽고 해석하는 법을 모르면 자신의 주식을 스스로 고를 수 없다고 일침을 놓는다. 증시를 둘러싼 시장 상황이 아무리 급변해도 그 기업만이 보유한 성공 유전자(DNA)는 변하지 않는 법이다. 그 DNA는 버핏이 강조하는 '연차보고서와 재무제표'에 적나라하게 기술돼 있지만 투자자들은 무심코 지나치고 있다.버핏은 중장기 가치주를 선별하는데 있어 이 점을 가장 중요시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회사의 이미지(주관성)에 사로잡힐게 아니라 회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재무제표(객관성) 등을 통해 핵심 가치주를 발굴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투자 시점에는 '직관'이 작용하지만 투자 판단은 '객관'이 지배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아시아경제는 앞으로 워런버핏의 시각에서, 눈여겨봐야 할 IT-소비재 등 각 업종별 우수 종목 발굴에 나선다.⑦ 석유화학주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저(워런 버핏)는 고유의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라면 그 중장기적 경쟁우위를 크게 의심하지 않습니다. 양호한 재무건전성만 뒷받침된다면 제 1의 투자 대상으로 꼽습니다. 아울러 국가 기간산업으로 분류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재료죠. 기업을 일굴 때 들어가는 고정비용 등이 너무 커 타 업체가 쉽게 진입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기업들은 가격 결정권을 가지고 협상 우위를 점하기 쉽습니다. 이 종목들을 가리켜 흔히들 '사실상 독과점' 형태의 기업이라고 일컫습니다. 석유화학업종이 대표적 사례죠. 가전제품 생산의 주원료로 쓰이는 합성수지 등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일정 수요가 존재합니다. 쉬운 표현으로 '망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해당 업종 투자 판단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변동성이 크지 않은 수요와 시장지배력을 기반으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보유하고 기술력, 규모 경쟁력까지 더해진다면 가치주로서 손색이 없는 거죠. 실제로 석유화학업종은 금융위기 이후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경기방어력이 뛰어나다는 의미입니다. 수치상으로 볼때 쉽게 와 닿습니다. 상위 3대 석유화학업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지난 2008년과 비교할 때 80% 이상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평균 13%대를 상회하면서 최근 2년 평균치를 두 배 이상 넘어섰습니다. 이는 순수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이 예년과 비교했을때 더 많다는 의미로 위기 때 더욱 강한 면모를 입증한 것입니다. 석유화학업종의 성장력을 평가하기 위해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활용했습니다. 업체별로 사상 최고의 실적을 갈아치운 지난 한해 어느 업체가 가장 자산(자본 포함)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거죠.팔리지 않고 쌓인 자산(재고자산)이 얼마나 빨리 현금화되는지를 보여주는 재고자산회전율도 주요 가치 판단 지표입니다. 재고자산이 얼마나 빨리 당좌자산으로 변화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재고자산 보유수준의 과부족을 판단하는 데 가장 적합한 지표며 일정한 표준 비율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좋게 평가 받습니다. 재고자산회전율이 높을 경우 자본수익률은 높아지고 매입채무는 감소합니다. 뿐만아니라 상품의 재고손실을 막을 수 있고, 보험료 및 보관료도 절약할 수 있으니 일종의 '일석사조(一石四鳥)' 효과죠. 기간 산업이지만 위기를 방어하기 위한 재무 건전성도 중요합니다. 이는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신사업 창출의 실탄(자금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에 매출채권회수주기(채권이 현금화되는 기간)와 유동-당좌-현금 비율(각각 유동부채 대비 해당 자산), 그리고 부채 비율(총자산 대비 총부채) 및 이자보상배율(이자비용 대비 영업이익)을 산정해 봤습니다. 현 주가 수준을 가늠하기 위해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순이익비율(PER)도 활용했습니다. 해당 가치판단 지표로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의 지난해 재무제표 감사보고서를 종합 분석해보니 호남석유화학이 업종내 시가총액 1위인 LG화학을 제치고 가치주 1위로 선정됐습니다. 지난해 영업 상황을 보여주는 ROA, ROE, 영업이익률 등은 LG화학이 1위를 차지했지만 유동-당좌비율은 호남석유화학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습니다. 재고자산의 회전 속도와 매출채권 회수주기도 호남석유화학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LG화학의 선호도가 높았습니다. 호남석유화학이 보유한 자산과 주당순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의미하는 PBR, PER이 업종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죠. 특히 PBR의 경우 핵심계열사들의 워크아웃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보다 낮은 0.97배를 기록했습니다. 1개의 자산이 1개의 평가도 받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판단입니다. 한 증시 전문가는 LG화학이 업종 대표주로서의 입지가 확고해 타사는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고 있는 구조라며 특히 신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는 업종 특성상 재무구조가 견실하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은 영업이익률은 4.15%로 집계됐지만 금호그룹 계열사들의 지분법 평가 손실 등이 가중돼 당기순손실 규모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지분법 손실 등을 반영한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외비용은 지난해 영업이익 대비 10배 수준에 육박하는 1조1000억원에 달했습니다. 한화석화의 가치지표는 시총 순위와 동일한 3위로 집계됐습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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