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문 사장 취임후 업무강도 높이고 변화 주도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요즘 삼성물산 임직원들은 초긴장 상태다. 정연주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취임 이후 임직원들이 심리적으로 느끼는 업무 강도가 부쩍 높아졌기 때문이다.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단 한 건의 해외 수주만 따낸 데다 최근 신울진원전 1ㆍ2호기 사업자 선정에서도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등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은 상태다.지금은 다소 덜하지만 정연주 사장 취임 이후 한동안 삼성물산 고위 임원들은 잠을 설쳐야 했다. 시간 불문하고 CEO가 연락을 하기 때문이다. 올 초 몇몇 임원은 새벽 1시에 CEO 전화를 받아 깜짝 놀라기도 했다는 후문이다.회사 관계자는 "정 사장은 업무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확인해야 직성이 풀린다"고 전했다.전사부문인 관리 파트 임직원들의 업무 강도가 특히 세졌다는 분위기다. 건설과 상사를 모두 아우르는데다 예산과 중장기 사업계획을 총괄하기 때문에 정 사장의 관심이 다른 사업부문보다 높다는 이유에서다. 한 직원은 정 사장의 고강도 업무 얘기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다.정 사장의 업무 스타일은 매우 꼼꼼하다는 게 회사 안팎의 평가다. CEO로서 큰 그림을 제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실무담당자처럼 세세한 부분까지 전부 챙기기 때문에 나온 얘기다.정 사장의 스타일은 '마이크로 투 매크로(Micro to Macro)'라는 나름의 전략에서 비롯됐다. 작은 것을 통해 큰 것을 지향한다는 의미다. 그는 삼성SDI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하는 등 경영지원부문의 전문가로 통한다. CEO 권한을 사업부장들에게 이양해도 예산과 사업성 검토만큼은 본인이 철저하게 따지는 것으로 유명하다.건설부문의 매서운 칼바람은 상사부문에서도 감지된다. 정 사장과 직접적으로 부딪힐 일이 적고, 아직 구체적인 변화의 바람도 나타나지 않지만 정신적으로 느끼는 긴장감은 다른 사업부문 못지않다는 것이다.상사부문 관계자는 "건설과 전사조직에 칼바람이 불면서 회사 전체적으로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정 사장의 '팍팍한' 업무 스타일은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시절에도 유명했다. 대규모 사업이 대부분인 플랜트 공사에서 수익성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아무리 금액이 커도 참여하지 않는 게 그의 원칙이었다. 철저한 수익 관리만이 회사가 살아남는 길이라는 것이다. 덕분에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해외에서 89억 달러의 수주고를 올리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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