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경민 기자]"흑자기업인줄 알고 투자했는데 적자기업이었다니..." 상장사들의 '뻥튀기 공시'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상장기업들이 사전에 발표한 잠정실적과 외부감사를 거친 확정실적에 큰 편차가 발생, 실적이 크게 줄거나 흑자기업이 적자기업으로 돌변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디아이디는 자체 결산 결과 3억1500만원 흑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영업손익이 외부감사 과정에서 3억4000만원 적자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2330억900만원에서 2328억2300만원으로, 순이익도 28억9600만원 흑자에서 26억5700만원 흑자로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동화광전 위탁임가공 생산ㆍ판매가 증가했지만 지분법 손실이 발생해 적자를 보였다"고 말했다. 남광토건은 지난 11일 지난해 순이익이 당초 15억원에서 93억원 적자로 돌아섰다고 실적 정정공시를 냈다. 흑자전환에서 순식간에 적자규모가 전년보다 30.1% 확대된 것.회사측은 주택사업에 대한 대손충당금 추가계상에 따른 영업외비용 증가로 순이익에서 순손실로 정정했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는 지난 11일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이 2억9455억원으로 전년대비 290%가 증가, 흑자로 돌아섰다고 밝혔지만 기재정정을 통해 2억2349만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고 다시 밝혔다. 또 종전 순이익을 전년대비 62% 증가했다고 밝혔지만 38%로 내용을 수정했다. 엔에스브이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7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지만 외부감사 결과 60억원으로 줄었다고 정정했다. 순이익도 기존 59억원에서 44억원으로 15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쏠리테크 역시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80억원에서 119억원으로, 순손실은 91억원에서 121억원으로 확대됐다. 쏠리테크는 매출 및 손익 변동 주요요인에 대해 "국내 통신 사업자의 투자 축소로 인한 매출 및 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청호컴넷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1억원이 아닌 10억원이라고 정정했고, 순이익도 44억원 증가가 아닌 24억원이라고 밝혀 증가율이 네자리수가 아닌 세자리수 상승에 그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특히 흑자와 적자가 뒤바뀌는 정정 공시를 하면서도 정정 사유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전혀 없는 기업들이 있는가 하면 일반 투자자들은 알아보기 힘들 정도의 형식적인 문구에 그친 기업들도 있었다. 문제는 실적 공시내용이 다르더라도 해당 기업의 고의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이를 제재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데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금융당국의 감독에 의존하기보다는 투자자들이 공시를 꼼꼼히 따져보고 '뻥튀기 공시'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한 증시 전문가는 "실적 변경폭이 크게 바뀌었다 하더라도 해당 기업의 고의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제재할 방법이 없고 근본적인 대책 또한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며 "기업을 평가할 때 단순히 결산 실적만을 볼 것이 아니라 분기 실적과 매출액 추이, 업황 등 주변 정황을 따져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구경민 기자 kk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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