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밀가루 원료값 올들어 급락

원당 35%·밀 20%…업체에서는 인상시기만 저울질[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서울 송파구에 사는 은행원 이모 씨(37)는 최근 출근길에 국내 제당업체들이 설탕값 인상시기를 놓고 저울질중이라는 라디오 뉴스를 듣고 왠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탕의 주원료인 원당가격(국제시세 기준)이 최근 한 달 새 파운드당 10센트 이상 폭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밀, 대두, 옥수수 등의 국제곡물가격 또한 연일 하락하고 있는 추세이다. 11일 뉴욕 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국제원당 가격은 파운드당 0.63센트 하락한 19.69센트에 거래를 마치며 전날 세운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세계 최대 설탕 소비국인 인도의 생산량이 당초 예상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또 세계 2위 원당 수출국인 태국의 올해 원당 수확량도 경작면적 확대로 인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제 원당값은 지난달 1일 파운드당 30.40센트로 29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불과 40여일 만에 35% 이상 급락했다.이 같은 원당값 급락에도 제당업계는 설탕값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설탕값의 70~80%를 차지하는 원당값이 급등해 누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A제당업체 고위관계자는 "현재 설탕값은 10년 전보다 싸지만 소비자물가 등을 감안해 가격인상을 못하다보니 손실폭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현재 출고되는 설탕은 2~3개월 전 원당값이 30센트를 웃돌던 재료를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정부와 소비자들은 설탕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점을 고려할 때 설탕값 인상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한편 국제 밀가루가격도 올 들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밀가격은 지난 1월 11일(미국 현지시간 기준) 부셸 당 5.72달러의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급락, 지난 3월9일 현재 4.70달러로 두 달 새 20% 가까이 급락세를 보였다. 밀가루 업체는 지난 1월중에 7%수준의 가격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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