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녹색기술 르네상스> 건설사-연구소 협력 친환경에너지 기술개발
탄소절감이라는 환경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시시템 등을 도입한 아파트 단지가 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아파트 입주민들이 저녁이면 중앙단지에 모여 음악을 들으며 하루 피로를 해소한다. 은은한 조명아래 산책을 즐기는 주민들도 눈에 띈다. 한 여름에도 한 겨울에도 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 쾌적한 입주민 전용 부대시설 역시 주민들의 친목도모 장소다. 인근 아파트 단지는 엘리베이터와 가로등 등 기본적인 공용시설의 운용비만도 부담스러워 엄두를 내지 못하지만 이 아파트 주민들은 이 모든 것을 공짜로 즐긴다. 옥상의 태양열과 땅속의 지열을 활용한 발전설비시스템을 설치한 덕분이다. 주택시장에 '그린홈' 바람이 거세다. 지구 온난화가 세계 경제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주택업계에서도 그린홈 관련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아예 친환경 건축물로 짓지 않으면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겠다고 한 것도 그린홈 기술경쟁을 부추긴 요인이다. ◇디자인 강조부터 제로 에너지 하우스 개발까지친환경 주택을 짓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서 가장 바빠진 곳은 민간 건설사들이다. 저마다 국내외 전문연구소와 협력체제를 구축, 다양한 친환경에너지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 바쁘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로서는 최초로 친환경(eco)과 저에너지를 결합한 '탄소 저감(Carbon-Free)' 디자인 아파트를 내놨다. 이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제품 설계 단계부터 생산, 관리까지 친환경적인 시스템과 재료를 사용하는 디자인으로, 친환경에서 에너지 저감까지 고려하는 새로운 개념이다. 만약 태양광을 활용한다면 디자인의 초점은 일조시간ㆍ양 등을 검토 한 후 최적의 발전이 가능한 위치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는 데 맞춰진다. 소형 풍력 발전시스템 가동도 단지의 지형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고안되며 인테리어 아이템 역시 탄소 저감 디자인 아파트를 강조할 수 있도록 절수형 변기, 부엌 쓰레기 건조대, 실별 온도조절 장치 등이 설치된다.삼성건설은 '제로에너지화' 주택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선보인 에너지 제로 건축물 '그린투모로우'가 기본 골격이다. 총 68가지의 기술이 적용된 그린투모로우는 건물 효율화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큰 폭으로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등을 통해 사용량 이상의 에너지를 생산, 연간 에너지 수지를 '0' 나 '+'로 유지해주는 친환경 건축물이다. 삼성건설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올해 냉ㆍ난방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저층부(1~3층)와 최상층을 대상으로 냉ㆍ난방에너지를 80%까지 절감한 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제로에너지 래미안은 오는 2013년부터는 순차적으로 공급한다. 이와 함께 그린투모로우 기술을 오피스 빌딩 등 건축물에도 확대 적용해 제로에너지 빌딩을 실현해 나간다는 방침도 세웠다. 대우건설도 제로에너지 아파트 공급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대우건설 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태양광 블라인드 창호, 바이오가스 발전시스템, 태양광 집채광 시스템 등 그린 프리미엄 주거상품들을 개발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그린 프리미엄 관련 기술을 적용해 2011년까지 에너지 절감률 50%의 주택을 공급하고 2014년에는 에너지 절감률 70%의 아파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종 단계인 에너지 절감률 100%의 제로 에너지 하우스의 공급은 2020년이 목표다.GS건설도 '그린스마트자이'건설에 본격 착수했다. 그린스마트자이는 '스마트 그리드' (Smart Grid, 지능형 전력망) 기술이 적용된 에너지 절감형 미래 주택으로, 태양에너지 바람 등 탄소 발생 없는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해 기존 전기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친환경 주택 기술이다.쓰리제로하우스(3-Zero House : Energy Zero, Air Pollution Zero, Noise Zero) 개발도 한창 진행중이다. 쓰리제로하우스는 에너지 절감형 주택에서 한층 더 발전된 개념으로 에너지는 물론 실내유해물질과 소음을 제로화, 입주민이 주택에서 누릴 수 있는 최상의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는 주택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지난 2003년부터 그린홈 관련 기술을 연구해온 대림산업은 당장 올해부터 냉난방 에너지 50% 절감 주택을 공급한다. 2012년에는 1㎡당 연간 3L(리터)의 연료만으로 모든 냉난방을 해결할 수 있는 '에코 3L 하우스'의 개발할 예정이다. 2012년 이후에는 외부환경 변화에 따라 에너지 생산량 및 사용량을 조절하는 '액티브 하우스' 기술개발에 돌입할 계획이다. ◇그린홈 전제조건은 '비용부담 최소화'건설업계가 발 빠르게 그린홈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안착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그린홈 안착의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 부담이다. 업계에 따르면 '제로 에너지 하우스'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3.3㎡당 평균 300만원의 건축비가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의 분양가 상한제도 내에서 그린홈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태양열 발전기 등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설치하려면 큰 비용이 들어가 분양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분양가 상한제도 내에서는 실현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친환경 인증 받은 주택에 한 해 분양가 상한제를 완화해 주거나 용적률, 세제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며 "건설사들 역시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소비자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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