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왜 시보레 선택했나

▲시보레 엠블럼

[아시아경제 박수익 기자, 손현진 기자]GM대우가 시보레 브랜드 도입을 결정한 것은 침체에 빠진 내수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GM대우는 2002년 10월 출범 이후 제너럴모터스(GM)의 글로벌 소형차 생산기지라는 역할에 따라 내수보다 수출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채택해왔다. 이에 따라 출범 이듬해인 2003년 26만4639대(반제품조립생산 제외)를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2004년 45만8505대 ▲2005년 54만4119대 ▲2006년 63만8829대 ▲2007년 82만9644대 등 지속적인 수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GM대우의 주력 수출제품인 라세티 프리미어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미국ㆍ중국ㆍ인도 등 현지시장에서 직접 생산해 판매하면서 수출물량이 급감, 2007년 76만5440대로 출범이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지난해에는 46만3620대로 수직 하락했다. 내수 역시 2007년을 기점으로 하락, 지난해에는 11만4845대로 점유율 8.4%를 기록하는 등 극심한 침체에 빠졌다.결국 GM대우의 시보레 브랜드 도입은 주력인 수출이 감소하면서 생존을 위해선 내수시장을 적극적으로 파고들 수 밖에 없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됐다. GM대우측은 구매자 30% 이상이 시보레 디자인이 새겨진 엠블럼으로 교체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만큼 국내시장에서 시보레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GM대우는 올 하반기에 선보일 준대형 세단 'VS300'부터 시보레 브랜드를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VS300은 GM대우의 첫 준대형 세단이자 첫 시보레 브랜드를 달고 판매되는 차량이 되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도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일단 GM대우의 시보레 브랜드 교체가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상당수의 소비자들이 시보레 라벨을 부착하는 것으로 볼 때 브랜드 교체를 할 경우 국내 시장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브랜드 교체에 이은 신차 출시로 GM대우는 올해 시장 점유율을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과 함께 GM대우라는 브랜드로 판매됐던 베트남에서는 이미 시보레 브랜드 교체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어 내부적으로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한국의 경우 시장이 갖는 특수성에 따라 그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견해도 있다. BMR컨설팅의 이성신 대표는 "우리나라 시장의 특성상 브랜드 교체만으로 판매 증가를 기대할 수 없다"면서 "브랜드 교체한 이후 어떤 라인업을 구성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GM대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7%대로 완성차 5개사 가운데 4위다.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시보레 브랜드로 교체가 미칠 영향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말했다. 시보레를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욕구는 만족시킬 수 있겠지만 브랜드 이미지 변화를 통해 잃는 부분도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김 교수는 "시보레 브랜드로 바꿀 경우 국내 매출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면서 "한 기업이 다른 국가에 진출할 때 해당국가에 동화되기 위해 노력하는데 GM대우의 시보레 브랜드 교체는 이와 정반대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면에서 사명은 GM대우로 유지하되 브랜드만 시보레로 교체하는 게 낫다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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