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간격 1년짜리 적금 가입 투자...SPAC.헤지펀드 등도 관심
[아시아경제 구경민 기자]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돈 있는 강남권 거주지역 사람들 사이에서 눈치 빠른 '신종투자법'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주식과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대박을 노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단 한푼이라도 더 금융소득을 챙기겠다는 부자들의 민첩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요즘 의사 등 전문직종에게 인기있는 투자기법 중 하나가 '풍차 돌리기'. 한달 정도의 간격을 두고 1년짜리 적금에 가입하는 것으로, 목돈을 한꺼번에 불입하지 않고 적금에 거치식 투자법을 적용한 것을 말한다. 1년을 만기로 했을 경우 통장은 12개. 예를들어 이번달에 100만원의 거치식 적금을 1년만기로 가입한 후 4월에도 똑같이 100만원의 거치식 적금을 1년만기로 가입해 1년 동안 총 12개의 거치식 적금에 가입을 하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1년 이후 만기가 한달에 한번씩 오기 때문에 1년만 참으면 급한 돈이 필요할 때 적금을 깨야하는 불상사도 없게 되고, 금리가 변동이 있을 경우 통장마다 다른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금리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다. 풍차 돌리기를 했던 한 투자자는 "이같은 투자법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1년정도의 시간을 두고 매달 거치식 적금을 든 후 1년만에 종자돈을 만들 수 있게 됐다"며 "리스크는 줄이고 안전성은 높이되, 유동성 확보에도 좋고 금리에도 크게 구애받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SPAC(기업인수목적회사)도 강남 투자자들에게 인기다. 지난달 23일 대우증권그린코리아SPAC 공모청약에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린 것. SPAC으로서는 처음 공모에 나섰던 것을 감안한다면 흥행에 성공한 셈이다. 이 중 30%가 강남권 지점에서 공모 배정되면서 강남권 자금이 대폭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자산운용과 KTB자산운용은 SPAC사모펀드까지 내놓으면서 큰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 사모펀드는 기관과 돈 있는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SPAC 공모주 청약에 투자하는 투자방식으로 이뤄진다. 단기이익을 노리는 사모펀드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기시 돼왔던 헤지펀드에 대해 큰 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올해처럼 시장 불확실성이 높을 때 헤지펀드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전망도 투자자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로 작용하고 있다. 기관이나 금융투자사들이 만든 것이 아니라 금융권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부티크 형식으로 헤지펀드를 조성, 억단위 이상의 자금을 맡길 수 있는 큰 손들을 유치해 고수익을 창출한다는 목표다. 토마스 델라 카사 맨인베스트먼트(Man Investment) 리서치본부장은 "앞으로 1~2년 동안 주식시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불확실성이 높으면 헤지펀드는 좋은 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박금융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최근들어 선박사모펀드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큰 손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조성된 사모 부동산펀드도 올들어서만 10개가 넘게 설정됐다. 설정 규모도 한 사모펀드당 많게는 600억원에 이를 정도다. 구경민 기자 kk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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