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정면충돌했다. 지난달 11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위태위태하게 이어져온 양측의 갈등은 이 대통령의 충북행 발언과 박 전 대표의 강도 높은 반박으로 마침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파장 확산을 우려한 청와대와 박 전 대표 진영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진검승부가 막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李ㆍ朴, 세종시 갈등 전면에 등장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양측을 향한 직접 언급을 자제하고 속내도 드러내지 않았다. 정면충돌이 가져올 파국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0일 정치권을 요동치게 만든 양측 공방은 감정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를 재확인시켰다. 9일 이 대통령의 '강도론' 발언과 10일 박 전 대표의 거센 반박이 도화선이 됐다. 이 대통령은 9일 충북도청 업무보고에서 "잘되는 집안은 강도가 오면 싸우다가도 멈추고, 강도를 물리치고 다시 싸운다"고 말했고, 박 전 대표는 "집안에 있는 한 사람이 마음이 변해 갑자기 강도로 돌변한다면 어떡하느냐"며 맞섰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발언은 서로를 직접 지칭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양측의 설전을 낳아 상당한 파문을 일으켰다. 정면 충돌에 따른 분당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부담느낀 李ㆍ朴 일단 후퇴 불씨는 여전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정면충돌은 일단 진화되는 분위기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은혜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박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며 적극 해명했다. 박 전 대표측도 송광호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이 나서 정치적 확대해석 자제를 당부했다. 이에 따라 겉으로는 갈등이 가라앉는 양상이다.그러나 불씨는 살아있다. 세종시 문제는 두 사람 모두 양보할 수 없는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 원안 추진을 수도분할로 믿는 이 대통령은 수정론 추진이 대통령으로서 옳은 길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시 논쟁에서 이긴다면 정운찬 총리나 정몽준 대표가 박 전 대표의 대항마로 성장할 수 있다. 박 전 대표는 세종시 원안을 고수, 원칙과 신뢰의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굳히고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민심의 지지를 바탕으로 차기대선 필승구도를 꾀할 수 있다. 정치컨설팅업체 포스커뮤니케이션 이경헌 대표는 "7월 전당대회는 물론 차기 대선을 둘러싸고 수도권과 충청 민심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갈등은 재점화될 소지가 다분하다"면서 "다만 분당론은 당장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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