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국제금융시장이 귀가 얇아졌다. 금융 위기로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악재가 튀어나올 때마다 여전히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뉴욕증시는 물론 코스피지수도 하루가 멀다하고 조정분위기를 보였고 유로화가 급락하면서 달러 강세도 이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 역시 연초 국내 펀더멘털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에서 비롯됐다던 역외 투자자들은 일부 차익실현에 나섰다. 원화 강세 베팅이 사그라들고 어느새 유로달러 환율에 연동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안남기, 이유선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4일 '향후 국제금융시장 8대 리스크'보고서에서 두바이 사태, 그리스 재정위기 등 작년말과 올해초에 나타난 다수의 이벤트는 국제금융시장에 여전히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향후 국제금융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8대 리스크를 지적했다. 일단은 각국의 소버린 리스크다. 재정상황이 취약하거나 해외차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일수록 국채 관련 리스크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신흥국 뿐만 아니라 주요 선진국도 동 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출구전략 부작용도 지적됐다. 금융위기 취했던 조치들의 회수 과정에서 위험이 증가하면서 출구전략 지연시 선진국 재정 건전성 악화와 신흥국의 인플레이션 압력 및 자산가격 버블 우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성급한 출구전략 시행시 경기 재침체(더블딥) 및 자산가격 급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규제 강화도 리스크로 꼽혔다. 최근 주요국 또는 G20 등 글로벌 차원에서 규제 강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국가별로 차별적 규제가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차원의 과도한 규제 추진에 따라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네번째 리스크는 캐리트레이드에서 비롯된 금융혼란이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불안 완화와 미국의 초저금리 등으로 달러-캐리 트레이드가 재부상됐는데 달러-캐리트레이드 청산 관련 시나리오가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우선 달러-캐리트레이드 청산만 발생하는 경우와 달러-캐리 트레이드 청산 및 엔-캐리트레이드로의 대체 두 경우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자산버블도 리스크 중의 하나다. 각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및 달러캐리 자금 등의 유입 등으로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버블 논란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 유입요인이 사라질 경우 급격한 자금이탈에 따른 혼란이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최근 재부각되고 있는 모기지 시장 불안도 지적됐다. 센터는 오는 3월 미 연준의 모기지채 직매입 종료 및 실업률 증가 등이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향후 모기지금리 상승,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본격화, 주거용 모기지 중 프라임 및 Alt-A 부실 확대 가능성도 안심할 수 없는 부분이다. 대형은행, 기업의 추가도산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는 리스크다. 금융위기 회복 단계인 점, 주요국들의 '대마불사' 기관에 대한 규제 강화 및 대비 등을 감안시 발생 가능성은 낮은 편이나 동 시나리오를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두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과거 대형 악재들도 글로벌 경기 회복시에 발생한 경험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주목해야 할 듯하다. 최근 들어 주요 지역 분쟁이 증가하고 있는데 경기회복이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하는 대형 지정학적 위험은 국제금융 및 원자재시장에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같은 주요 리스크가 현실화 될 경우 국내로 전이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전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남기, 이유선 연구위원은 "금융시장 안정책, 통화 및 재정정책 조정, 대외투자 익스포저 관리 강화, 우리 경제 및 금융시장에 대한 대외이미지 제고, 부처간 정보 공유 강화로 신속한 대응체제 구축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자본시장부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