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익 둘러 싼 갈등이 원인...제3연륙교·7호선연장 등 SOC 현안이 도화선
청라지구 조감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최근 신도시 개발권을 두고 지자체와 정부(한국토지주택공사ㆍLH공사)가 다툼을 벌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LH공사와 서울시ㆍ경기도가 아직도 위례신도시 지분 배분을 두고 싸우고 있다. 이번엔 인천시가 연초부터 청라지구 개발권을 내놓으라며 LH공사와 '전쟁'을 선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 그동안 무슨 일이?포문은 인천시가 먼저 열었다. 이헌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최근 "청라지구 사업이 지지부진하다"며 LH공사로부터 개발권 회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파장이 커졌다.인천시도 세부검토에 들어가는 등 맞장구를 쳤다. '명분'은 외자 유치 부족이다. LH공사가 주택용지를 팔아 막대한 이익을 얻으면서도 투자 유치 실적은 저조하다는 것이다. LH공사 쪽은 '벌집'을 들쑤셔 놓은 분위기다. 안 그래도 구조조정으로 혼란한데 청라지구 개발권을 내놓으라니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LH공사 관계자는 "외자 유치ㆍ국제업무타운ㆍ세계무역센터 건설 사업도 곧 재추진할 계획"이라며 "실무자들도 전혀 모르고 있던 얘기다.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 '전쟁'의 도화선은 '개발이익'인천시-LH공사간 '청라대전(大戰)'의 원인은 기본적으로 '개발 이익'을 둘러 싼 갈등 때문이다. 청라지구 개발 이익 재투자를 약속했던 LH공사가 최근 들어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을 포기하는 등 약속 이행에 머뭇거리자 인천시가 압박에 나섰다는 것이다. 제3연륙교 건설, 서울지하철7호선 연장 등에 필요한 예산을 당초 약속대로 LH공사가 대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코 앞으로 다가온 지자체 선거, 검단신도시 보상 과정에서 쌓인 불신감 등도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이다. 인천시 한 공무원은 "LH공사가 최근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어 청라지구의 개발 이익을 재투자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LH공사의 구조조정과 관련이 있지 않냐는 시각도 있다. 인천시-LH공사간에 개발사업 역할 배분에 대한 의견 조율 결과로 이런 발언이 나온 게 아니냐는 것이다. ◇ 개발권 환수 가능할까?인천시 쪽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경제자유구역인 만큼 담당 부처인 지식경제부가 개발계획을 바꿔 인천시를 사업자로 지정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반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지적도 있다. 청라지구의 토지는 개발 초기부터 LH공사 소유였고, 이미 43개 공동주택 용지 등 상당수 토지를 건설사 등에 매각한 상태다. 게다가 개발이익 정산 방법과 기준을 마련하기도 매우 힘들다.LH공사 관계자는 "이미 택지를 다 민간건설사에 매각한 상태고 나머지 땅에 대한 사업계획도 다 짜 놓은 상태"라며 "개발권 환수 언급은 좀 더 서로 잘해보자는 차원에서 얘기한 것으로 믿고 싶다"고 말했다.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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