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證·우리·신한투자 등 공격 행보..전담팀·현지 전문인력·사무소 확대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중원(中原)을 공략하라." 국내 대표 증권사들이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화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90년대 초반 뉴욕, 런던 등 세계 금융의 중심지로 나갔다 쓴맛을 봤던 국내 증권사들은 훨씬 커진 덩치에도 목표시장을 아직은 잠재시장인 중화권으로 재조준했다. 지역시장의 패자가 된 후 세계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전략이다.삼성증권은 1995년 홍콩에 사무소를 오픈하고 아시아 금융시장의 중심지에서 해외 대형 법인을 대상으로 주식영업을 시작했다. 이후 상해 사무소를 오픈해 중국 기업의 한국 상장을 주선하고 현지 증권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데까지 점진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갔다. 최근에는 홍콩 법인을 확대 오픈해 국제 투자은행(IB)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홍콩 현지 브로커리지에만 국한하지 않고 전반적 투자은행 업무를 벌이기 위해 현지 인력을 선발해 전담 조직을 출범한 것. 44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삼성증권 홍콩 법인은 지속적으로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홍콩 IB사업을 조기에 정착시켜 이를 발판으로 중국, 싱가포르, 대만, 인도 등 아시아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며 "중국 현지 증권사와 조인트 벤처를 구체화하고 2~3년 후 본격적으로 중국 대륙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 증권사는 홍콩 법인을 통해 홍콩과 중국 주요기업을 분석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의 홍콩 증시 상장도 준비 중이다. 1995년에 홍콩에, 이듬해에 상하이에 사무소를 열었던 우리투자증권은 2008년 베이징에 리서치센터를 열었다. 중국 경제와 시장, 기업을 현지에서 보다 생생하게 분석해 투자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우리투자증권의 베이징 리서치센터는 영어에 능통한 중국 현지 애널리스트들로 구성돼 중국 시장에 대한 보고서 및 분석 자료를 한국 및 해외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국내 기관과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중국 주식영업의 가교 역할도 맡았다.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중국에 대한 리서치 역량을 우선적으로 확립해 한국 중국 일본 3국을 연결하는 핵심 역량을 구축하겠다"며 "이를 통해 아시아를 기반으로 하는 세계적 리서치 프랜차이즈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비교적 근래 중국 시장에 뛰어든 신한금융투자도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2007년 홍콩법인에 이어 2008년 상하이 사무소를 개설해 중국 진출의 전초기지를 확보했다. 중국 대표 증권사 가운데 하나인 산은만국증권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IB, 주식중개, 리서치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두 회사가 함께 리서치 포럼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중국기업들의 국내 기업공개(IPO)에서 발군의 성적을 내고 있다. 중국인 직원이 다수 포함된 중국 IPO팀을 별도로 구성해 중국식품포장유한공사, 중국엔진유한공사 등의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차이나하오란과 화리 등 탄탄한 중국 기업의 국내 데뷔를 돕고 있다.신한금융투자는 중국을 기반으로 앞으로 문화적 지리적 접근성이 있는 아시아 신흥 국가 중심으로 법인, 사무소, 조인트벤처 설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는 해외 금융기관과의 제휴를 통한 해외 진출을 모색해왔다.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세계적 경기침체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언제 어디서 또 다른 불씨가 타고 있는지 장담하기 어렵다"며 "공격적 해외투자전략보다는 수수료 영업을 기반으로 한 IB전략을 해외에서 적용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 사장은 "선진국의 IB를 무턱대고 추종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금융 실정에 맞고 변화하는 세계 금융 환경에도 잘 적응할 수 있는 한국형 IB전략을 펴나가겠다"고 덧붙였다.대형사 뿐 아니라 중형 증권사도 중국을 기반으로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 뻗어나가고 있다. 한화증권은 중국, 카자흐스탄, 헝가리를 3대 축으로 해 중화권과 중앙아시아, 동유럽에서 '글로벌 투자은행'을 꿈꾸고 있다. 한화증권은 중국 최대 증권사인 하이통증권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중국 사업 진행을 위한 강력한 기반을 마련했고 국내 증권사로서는 최초로 중국 상하이에 투자 자문사를 설립했다. 자문사는 인수합병, 중국기업의 한국 증시 상장, PF 등 IB사업 추진을 진행한다. 뿐만 아니라 계열사인 한화투자신탁운용이 외국인기관투자자자격을 취득해 다양한 형태의 중국 펀드를 출시해 판매할 수 있는 길도 열어뒀다.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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