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뉴리더 3인방 '경영 3.0시대' 연다

젊은 리더들 그룹전면 부상 … 글로벌 리더십 검증 '시험대'

대한민국 재계에 내년은 '3.0 버전'이 활짝 열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나란히 경영 전면에 나섰기 때문이다.재계 3세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들 3인은 업종은 다르지만 각각 해당 분야에서 차세대 글로벌 플레이어를 목표로 본격적인 리더십 검증에 사활을 걸게 된다. 지난 15일 단행된 삼성의 사장단 인사에서 이재용 부사장이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에 합류하면서 비로소 '트로이카' 체제의 시동이 걸렸다. 정의선 부회장이 기아차 사장에서 일약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후계구도를 본격화했고, 정용진 부회장도 최근 직접 경영을 책임지는 총괄대표이사 직에 올랐기 때문.이들 젊은 오너들의 등장에 대해 재계에서는 강한 추진력이 필요할 때라는 기대와 함께 아직 그룹을 이끌기에는 이르지 않느냐는 걱정 어린 시선도 남아있다. 이에 따라 새해 젊은 리더들이 일제히 펼쳐보일 공격적인 경영 행보가 어떤 모습일지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고난의 시간을 뚫고 일어섰다 = 이들 3인방에게도 재계 3세가 경영인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나름의 고난이 있었다. 이 부사장은 아직도 'e삼성' 실패 경험을 잊을 수가 없다. 지난 2000년 IT붐과 함께 야심차게 시작한 사업에서 말 그대로 '참패'했다. 이는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국반도체를 사재로 인수해 삼성반도체 신화의 초석을 닦은 부친 이건희 전 회장의 업적과 종종 비교되며 이 부사장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의 가신(家臣)들로 이뤄진 두터운 인의장벽에 둘러싸인 가운데 계열사를 돌며 사실상 야인 생활을 해야만 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2006년 부회장으로 승진했음에도 딱히 책임 있는 권한이 주어지지 않았다. 유통 빅3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며 경영 성과를 쌓아가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것. ◆ 반전 키워드는 '실적' = 역시 성공의 키워드는 실적이었다. 절치부심하던 이 부사장은 삼성의 신수종사업 중 하나인 LED TV 개발에 참여해 결국 '대박'을 터트렸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공고히함은 물론 개발도상국, 신흥국에서는 사실상 시장을 창출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e삼성의 부진과 경영권 편법승계 논란의 찜찜함도 단숨에 만회했다.정의선 부회장은 기아차에서 '디자인 경영'에 성공하며 단숨에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디자인을 담당했던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을 영입하며 로체, 포르테 등 잇따라 히트작을 내놓아 단숨에 기아차의 체질을 바꿔놨다. 호실적에 이어 곧바로 승진, 그룹 최고위층에 안착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매주 월ㆍ수ㆍ목요일에는 충무로 본사로, 화ㆍ금요일에는 성수동 이마트로 번갈아 출근하며 그룹의 양대 사업을 모두 챙기는 부지런한 행보를 4년간 계속했다. 올 들어서는 경영 보폭을 넓혀 외국인투자자들을 상대로 신세계의 미래 전략과 비전을 설명하는가 하면 신세계 영등포점의 성공적인 리뉴얼 오픈과 최근 공사를 시작한 아웃렛 2호점 파주 부지를 확보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며 경영능력에 대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놨다.◆ 젊은피로 바꾸는 미래비전이 힘 = 이제는 실적으로 보여줄 때다. 그간의 도전보다도 훨씬 어려운 과제들이 남아 있다. 이 부사장의 숙제는 반도체와 휴대전화의 성과를 이어갈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는 일. 이번 삼성그룹 인사에서 신사업추진단을 확대 개편한 점이 큰 주목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부사장은 그동안 해외 CEO들 만나면서 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시장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동시에 새로운 삼성의 새로운 도약을 일궈내야 하는 책임을 갖고 있다.정의선 부회장은 이제 '글로벌 5' 도약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신흥시장 개척과 전기차 등 미래의 자동차 개발이라는 막중한 임무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그동안 기아차에서 추진했던 디자인경영을 이제는 현대기아차그룹 전반에 이식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새로운 비전을 갖게 됐다.정용진 부회장 역시 이전 세대가 일궈온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최대한 높이면서 동시에 젊은 오너로서 한층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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