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서 유럽계 자금 빠져나가나

금융주 중심 매물 출회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국내증시에서 유럽계 자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7일 코스피 지수가 4% 이상 급락한 가운데 급락세를 주도한 것 중 하나는 은행주였고, 은행주의 약세를 이끈 것이 유럽계 자금의 이탈이었다. 30일 국내증시는 반등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 유럽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은행주의 매도세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어 유럽계 자금의 시각은 여전히 부정적인 게 아니냐는 우려감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도이치증권을 통한 매물 중 금융업종이 438억5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CLSA 역시 금융업종의 매도 대금이 224억5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UBS(-260억5400만원)와 ABN(-261억원)도 금융업종의 매도세가 가장 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계 증권사를 통한 금융주의 매도세는 30일에도 지속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KB금융의 경우 4%의 강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UBS증권을 통해서는 25억원 가량의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고, 신한지주는 CLSA를 통해 34억원의 매물이 출회중이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ABN과 도이치증권이 각각 매도 상위 창구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각각 75억원과 82억원 상당의 매물이 출회되고 있다. 물론 증권사 창구를 통해 자금이 빠져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자금이 모두 유럽계 자금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유럽계 창구를 통한 금융주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할 만 하다. 이경수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서브프라임 시기에도 미국 대형은행들이 자신의 자본상각을 대비해 상당한 자금을 회수한 경우가 있다"며 "동유럽에 대한 부담감과 이번 두바이 디폴트 가능성이 결부되면서 유럽계 은행들은 자본상각을 위한 자금확보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유럽계 자금이 전체 외국인 매수세 중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 정도. 하지만 이 중 대부분이 FTSE 편입과 맞물리면서 들어왔던 자금이며 지난 10월 한달간의 유럽계 자금의 비중은 10%에 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계 자금 비중이 지난 10월 10% 정도에 그쳤음을 감안하면 그리 큰 영향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며 "유럽계 창구의 비중이 크지 않은데다, 전체적으로는 롱텀 펀드 성격의 미국계가 꾸준히 매수에 나서고 있어 그리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신한지주만 보더라도 CLSA(-34억원)는 매도에 나서고 있지만 제이피모건(34억원), 모건스탠리(24억원) 등이 매수 창구에 이름을 올리는 등 미국계 증권사를 통해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외국인들의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외국인의 매도세가 예상외로 강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27일에는 2000억원 가량의 순매도세를 보였는데, 국내증시가 4% 급락했음을 고려하면 2000억원의 물량은 크지 않은 수준이고, 30일에도 1000억원 가량의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국내증시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다는 것. 다만 선물시장에서는 여전히 매도세를 지속하고 있어 마냥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 지난 26일부터 3거래일간 2만계약 가까이를 내다파는 모습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이 국내증시에 긍정적인 시각이라면 선물 시장에서 먼저 돌아서는 모습이 확인돼야 한다"며 "여전히 선물시장에서 매도에 나서고 있는 만큼 외국인이 현물을 사고 있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3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1.68포인트(2.08%) 오른 1556.06을 기록중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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