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미국 은행권 부실 문제가 점입가경이다. 부실은행이 16년래 최대치로 늘어난 한편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보험기금이 1990년대 저축대부조합 사태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
분기별 미국 내 부실은행 숫자. 출처 FDIC
24일(현지시간) FDI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분기 미국 내 부실은행의 숫자는 총 552개로 집계됐다. 자산 규모는 3459억 달러에 이른다. 2분기 부실은행 숫자가 416개로 그 자산규모가 2998억 달러였던 데서 33% 늘어난 것. 아울러 FDIC의 보험기금은 3분기 82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2년 이래 처음 있는 일. FDIC가 부실은행들의 파산에 대비해 소비자 보호 목적으로 더 많은 예금보험기금을 확보해 놓으면서 나타난 결과다. 이 기간 FDIC는 내년 은행 파산에 대비해 총 389억 달러를 충당금을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FDIC는 적자를 만회하고 기금 450억 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은행권에 오는 12월30일까지 3년치 보험료를 선불로 지급해 줄 것을 요청했다. FDIC는 8099개 은행의 예금을 보증하고 있으며, 이들 은행의 자산 규모는 13조2000억로 집계됐다.FDIC에 따르면 은행들도 대출 손실에 대비해 이 기간 동안 전분기 512억 달러에서 22% 늘어난 625억 달러를 충당금으로 쌓아놓았다. 다만 은행들의 전체 순익은 28억 달러로 2분기 43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던 데서 크게 개선됐다. 셰일라 베어 FDIC 의장은 “비록 은행들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지만 경기침체의 타격이 재정상태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은행 실적은 아직까지 부진한 편”이라며 “부실채무가 실적에 미치는 악영향이 전년과 비교해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미국 은행가협회(ABA)의 제임스 체슨 선임 이코노미스트도 “부실은행 문제가 경기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은행들이 부실채무로 인한 손실을 어느 정도 해결하는 데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올들어 미국에서는 124개의 은행이 문을 닫았다. 17년래 가장 빠른 속도로 은행 파산이 진행되고 있는 것. 3분기에만 지난해 전체 25개의 두 배가 넘는 50개 은행이 파산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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