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세종시와 관련하여 국민여러분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이명박 대통령께도 저의 생각과 함께 앞으로 어떻게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동의를 구해나갈 것인지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세종시에 대한 국민의 관심, 그리고 날로 확대되고 있는 논란, 잘 알고 있습니다. 총리지명을 받고 첫 소회를 밝히는 자리였지만, 제가 공론화의 시발점을 제공했다는 점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청문회와 국정감사 기간 동안 국민 여러분과 국회의 큰 관심과 걱정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 만큼 지난 한달 동안 세종시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과 모색을 해왔습니다. 여러 분야의 훌륭한 분들로부터 다양한 의견도 들었습니다.국민 여러분,저는 지금 세종시에 대한 구체적이고 확정적인 대안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계획으로는 세종시가 50만 인구가 어울려 살 수 있는 자족도시로 발전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기존에 수립된 계획으로는 인구 10만명을 채우기도 어렵다고 지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단계적으로 산업과 교육 등 복합기능을 유치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 토지이용계획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실천전략과 수단도 마련되어 있지 못합니다.일자리를 위해 필요한 자족기능용지는 도시 전체면적의 6~7%에 불과합니다. 수도권의 베드타운보다 못한 실정입니다. 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한 세제지원과 규제완화 등 보다 적극적인 유인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특별법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현재대로 세종시가 건설되면 예산은 예산대로 들면서도 당초 기대했던 ‘복합도시’는 실현 불가능합니다.행정의 비효율도 큰 문제입니다. 국회와 행정부, 그것도 행정부의 일부가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공무원들이 서울로 자주 다녀야 하는 비효율도 문제지만, 특히 행정수요자인 국민의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우리 겨레의 염원인 통일에 대비하더라도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독일의 경험에 비춰볼 때, 우리도 통일이 될 경우 수도 이전이나 분리의 요구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사실상 수도가 세 곳이 되거나 세종시를 다시 이전해야 하는 상황이 불거질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와 비슷한 시도를 해본 다른 나라에서도 성공한 사례를 찾기 힘듭니다. 이처럼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냥 방치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이것은 국가는 물론 충청지역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더 늦기 전에 이 문제를 다시 한 번 심각하게 논의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국민 여러분,비록 의도한 것은 아니었으나, 제가 발제한 것이므로 그 해결방안도 제 명예를 걸고 마련해 보겠습니다.우선 대안마련을 위해 총리실에 민?관 합동으로 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겠습니다.제가 공동위원장의 한 축이 되어 학식과 덕망, 경륜을 두루 갖춘 민간위원들과 함께 대안을 모색해 나가겠습니다. 위원회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총리실에 한시적으로 지원단과 기획단도 구성하겠습니다.다행히 그간 정부에서도 세종시 자족기능 보완방안을 면밀히 연구해 왔습니다. 이를 토대로 사회 각계각층의 중지를 모아 보겠습니다. 특히 충청인들의 제안과 지적에 대해서는 먼저, 더 많이 귀 기울이겠습니다. 가급적 내년 1월까지 대안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적극적으로 논의하겠습니다. 야당과도 협의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세종시 문제는 결코 갈등과 대립의 불씨가 아닙니다. 더 큰 혼란을 방지하고 진정한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한 생산적인 논의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논의의 최우선 목표는 세종시를 제대로 된 도시로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세종시를 더 잘되게 하자는 것입니다. 논의가 시작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좋은 결실을 위한 산고라고 믿고 싶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반드시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2009년 11월4일 국무총리 정운찬>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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