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신드롬? 주조업체는 '심드렁'

"매출 30% 늘었으나 손에 쥔 건 없어"10년새 생산비 2배, 납품가는 겨우 10원 올라웰빙식품 인기 업고 발효 덜된 '짝퉁 ' 판쳐

광주시 북구 양산동 광주무등산탁주. 최기남 기자 bluesky@

"막걸리 신드롬이요? 글쎄요…."요즘 막걸리는 말 그대로 대세(?)다. 당뇨병과 고혈압에 좋을 뿐 아니라 피로회복 효과에다 특히 여성들의 피부 미용에 탁월하다는 분석 등이 이어지면서 웰빙식품으로 각광 받고 있다.여기에 경기침체 영향으로 살림이 팍팍해지면서 특별한 안주 없이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애주가들이 막걸리를 찾는 데 한몫하고 있다. 신드롬이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이 같은 효과는 지역 막걸리 제조업체의 매출로도 이어지고 있다.광주시 북구 양산동에 자리한 광주무등산탁주. 이 업체는 1960년대 이 지역 18개 주조장들이 뭉쳐 40년 넘게 막걸리와 동동주를 전문으로 제조해오고 있는 광주 유일의 막걸리 제조업체다.이 회사의 최근 막걸리 판매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늘었다. 지난해까지 월 평균 330㎘(상반기 기준)가 팔렸던 막걸리가 올해는 월 400㎘ 이상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막걸리 한 병이 750㎖인 것을 감안하면 판매량이 월 4만4000병에서 5만4000여병으로 1만병 이상이 늘어났다. '막걸리 신드롬'을 타면서 지난 7월 이후 판매량은 더욱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하지만 회사는 이 같은 매출 신장에도 불구하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매출 역시 크게 뛰었지만 손에 쥐는 돈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최충환 광주무등산탁주 전무는 "10년 전에 비해 유류비와 인건비 등 생산가는 2배 이상 뛰었지만 막걸리 납품 단가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최근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데도 사실상 남는 것은 얼마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이 회사가 생산하고 있는 '광주 무등산 막걸리'의 납품 단가는 98년 1병당 700원에서 현재 710원으로 10년 동안 10원이 오르는 데 그쳤다. 맥주와 소주 등 다른 주류 상품들이 같은 기간 100원 가량 오른 것에 비해 인상폭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유류비는 2배, 인건비를 비롯한 각종 생산비 역시 50% 이상 늘어났다. 막걸리 제조업체들의 하소연이 그냥 앓는 소리가 아닐 수밖에 없는 이유다.여기에 '막걸리 신드롬'이 불면서 '짝퉁' 막걸리가 판을 치는 것도 업체에게는 골칫거리다.막걸리는 발효식품이기 때문에 10일 정도 숙성시켜야 하지만 일부 업체들이 3~4일 단기간 숙성해 발효가 덜 된 막걸리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막걸리를 마신 뒤 위에 가스가 차고 트림이 나오며 머리가 아픈 것은 이처럼 발효가 덜 된 막걸리를 마셨기 때문이다.최 전무는 "발효가 덜 된 막걸리를 제조하는 회사들이 100원 이상 낮은 가격으로 납품하다보니 가격 경쟁에서 밀려 거래 고객들을 뺏기는 경우도 있다"며 "이 때문에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납품가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또 "막걸리는 보통 숙성주, 비숙성주, 살균탁주(칵테일막걸리 등)로 구분할 수 있다"며 "현재 마트나 백화점 등에서 '신드롬'을 일으키는 칵테일막걸리는 막걸리 특유의 텁텁한 맛과 시큼한 냄새를 없앤 대신 그 효능 또한 기대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광남일보 배동민 기자 guggy@gwangnam.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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