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 먹을 게 없다"이번 신한동해오픈이 그렇게 됐다. 이 대회는 '탱크' 최경주와 '메이저챔프' 양용은 등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군단'을 고스란히 초청해 개막전부터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타이틀스폰서인 신한금융그룹측은 특히 양용은이 출전에 합의한 상태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를 격파하고 PGA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해 일찌감치 '대박'을 보장받았다.대회는 예상대로 최고의 '흥행'을 거듭했다. 최경주와 양용은 등 빅스타들이 입국하는 순간부터 '일거수일투족'이 미디어와 골프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홍보효과는 당연히 만점이었다. 적어도 안개라는 예상 밖의 '복병'이 나타날 때 까지는. 하지만 대회는 첫날부터 짙은 안개로 일정에 차질을 빚어 파행운영이 거듭됐고, 결국 54홀로 축소됐다.최경주는 이에따라 첫째날 18홀, 둘째날 휴식, 셋째날과 마지막날 18홀 경기를 치른 반면 양용은은 첫째날 9개홀, 둘째날 27개홀, 셋째날은 경기가 없다가 마지막날 다시 18홀 경기에 나서는 등 선수마다 제각기 다른 조건에서 경기를 치르는 아이러니가 벌어졌다. 갤러리는 둘째날 최경주를 볼 수 없었고, 셋째날은 양용은을 찾을 수 없었다.이 대회가 우왕좌왕하는 동안 같은 기간 여주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여자 메이저' 하이트컵챔피언십은 반면 첫날 안개로 경기가 지연되자 1, 2라운드를 곧바로 18홀 샷건(전 홀에서 동시에 출발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결과적으로 4라운드를 모두 소화하는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남자대회는 물론 출전선수가 많아 샷건으로 대회를 치르기가 쉽지 않다. 또 최경주나 양용은 등 초청선수들의 다음 일정과 골프장 사정상 대회를 월요일까지 끌고가는 일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 대회는 주최측 주장대로 메이저대회다. 대회를 54홀로 축소하기 이전에 차선책을 찾는 최대치의 노력이 필요했다.주최측은 어쩌면 2라운드 '컷 오프' 직후 3라운드를 속행하는 등 '무리수'를 두지 않더라도 최경주와 양용은 등 선수마케팅을 통해 충분히 목표를 달성했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갤러리와 골프팬들을 위한 대회 자체의 완성도에는 관심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메이저대회는 아무리 악천후가 계속돼도 대회를 축소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대회 간판스타인 최경주도 "경기가 지연되자 국내 선수들은 이미 대회가 축소될 것을 예상하더라"면서 이같은 대회 운영에 대해 '쓴 소리'를 했다. 최경주는 "메이저대회는 반드시 4라운드로 치러지고 선수들도 이에 대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면서 "이제는 대회 운영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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