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이익악화에 대한 우려가 현물시장 발목 잡아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국내증시가 이틀째 하락세를 지속하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의 가파른 하락세가 수출주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안긴다는 점도 이유로 제기되고 있고, 선물시장에서 등장한 '슈퍼메기'가 코스피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이유도 설득력 있게 등장한다. 하지만 시장을 주도했던 수출주가 환율하락으로 인해 흔들리고 현물시장이 선물시장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점은 현물시장 투자자들이 방향성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우지수는 1만선을 눈앞에 두고 있고, 멕시코와 브라질 증시는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글로벌 증시의 견조함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이 여전히 의심하는 이유는 뭘까. 삼성전자가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는 것이 이를 잘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3분기 실적이 좋다고 하더라도 이같은 수익성이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기 때문이다. 확인하고 넘어가려는 심리는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우지수 역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전날에는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는 IT 대표기업인 인텔의 실적이 장 마감 후 발표된다는 불확실성이 한몫했던 것으로 해석되는데, 불과 0.4% 상승한 채 거래를 마감했던 인텔이 3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시간외 거래에서 4% 이상 급등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인텔이 이날 발표한 3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웃돌았고, 4분기 실적전망 역시 예상외로 좋았다는 점에 투자자들이 안도한 것이다. 국내 어닝시즌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만큼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이 높은 것은 이해가 되지만, 우려가 앞설 필요도 없어 보인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인텔의 절대규모에 육박하고 있다. 과거 삼성전자/인텔의 시가총액 비중이 100%에 근접하는 경우 삼성전자 주가는 횡보 내지 조정국면이 진행됐고, 최근에도 유사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실적 전망을 비교해보면 삼성전자의 2009~2010년 실적은 인텔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자의 주가 수준에 부담을 느낄 수준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인텔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바탕으로 주가 상승이 이어진다면 이는 삼성전자의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매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비단 삼성전자에만 국한되는 얘기가 아니라 여타 국내기업들에도 동등하게 적용될 수 있는 부분으로 판단된다. 특히 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는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세 역시 변화의 조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원ㆍ달러 뉴욕 차익결제선물환(NDF)는 지난 9일에 이어 전날에도 또다시 급등세를 펼쳤는데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뉴욕 시장에서의 방향성이 전환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여전히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멈출 가능성도 적지 않은 셈인데, 이는 수출주의 수익성 악화 우려를 한층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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