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李대통령 제25차 라디오·인터넷 연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내일은 우리의 큰 명절 추석입니다.지금쯤 아마 차를 타고 고향으로 가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이미 가족들과 모여서 아침식사를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올 추석은 연휴기간이 짧아서 길이 많이 막힐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부디 천천히 또 안전하게 운전하시고, 또 양보도 하시고 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오가는 길이 아무리 막혀도 1000리 길을 마다 않는 게 우리들 아니겠습니까. 고향 어르신들은 우리 아이들, 우리 손주들 언제 오나… 하면서, 미리 대문도 열어놓고 연신 문밖을 내다보면서도 아마 분주하게 손을 놀려서 음식을 장만하고 계실 것입니다. 생각할수록 마음이 훈훈해 집니다. 가족의 끈끈한 정과 고향의 따뜻한 정은 우리 마음을 언제나 푸근하게 하는 삶의 활력소입니다.무엇보다 때가 되면 갈 곳이 있고 만날 사람이 있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고향분들 만나기 전에 손도 씻으시고 힘껏 악수도 하시고 뜨겁게 포옹하시기 바랍니다. 햅쌀로 빚은 송편을 드시면서 온 가족이 모여 회포도 풀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나누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고향에 가지 못하는 분들도 적잖이 많습니다. 북녘에 고향을 둔 분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또한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군경과 소방서, 병원응급실 관계자, 연휴에도 일하는 근로자들, 취업을 위해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여러 가지 사정으로 고향에 가기 어려운 분들… 이 모든 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 중에서도 일자리를 얻지 못해 부모님 얼굴 뵙기가 미안해서 차마 고향에도 못가는 우리 젊은이들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우리 경제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고용사정이 나아지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내년 추석에는 모두가 선물을 한 아름 안고 고향에 갈 수 있도록 더욱 우리 함께 노력해 봅시다.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우리에게 큰 희망의 증거들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중심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내년 11월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이는 우리의 국제적 위상과 국격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 하기 위한 정책도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습니다.서민에게 좋은 집을 싸게 공급하는 보금자리 주택, 그리고 저리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소액금융지원, 졸업 후에 자신의 힘으로 갚을 수 있도록 한 학자금 대출제도 등은 서민들이 보다 희망찬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또 내년 상반기 중에도 어려움은 아마 계속 될 것 같습니다.그래서 정부는 규모는 다소 줄이더라도 희망근로와 청년 인턴제 사업은 유지할 생각입니다.내년도 복지예산은 사상최고수준인 81조원으로 확대했습니다.꼭 필요한 곳에 도움을 드려서 소외된 분이 없도록 다함께 행복한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금 차창 밖 풍경은 어떻습니까.우리 강산은 언제나 아름답지만 요즘이 가장 아름다운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특히 올해는 주변국들 모두가 불행히도 태풍과 천재지변의 영향으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그런데 우리만이 유일하게 큰 재난 없이 지나가고 있습니다.또한 사상 최대의 풍년까지 들었습니다.정말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또 한 편으로 쌀값이 떨어져 우리 농민들의 걱정이 또 큰 것 같습니다.정부는 쌀 수매를 늘려서라도 농민들의 걱정을 덜어드리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사실 근본적인 대책은 쌀 소비를 늘리는 것입니다.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밀가루를 소비를 줄이고 쌀 소비를 늘린다면 국가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사실 건강에도 좋지 않겠습니까.쌀 소비를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서 청와대도 금년 추석선물로 햅쌀과 쌀국수를 보냈습니다.제가 주위에도 선물로 농산물로 하자고 권했습니다.아마 그렇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또 전국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전통시장 상품권도 발행되고 있습니다.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만 이것은 서울에서 사 가시면 고향 재래시장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저도 써 봤는데 상인들도 좋아하시고 또 아주 편리했습니다.저는 오늘 명절에도 고향에 가지 못하고 일하고 있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을 만나볼까 합니다.명절에 일하는 게 안타깝지만 그래도 불경기 속에서도 일거리가 많다는 것이 한 편 참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오늘은 제가 그런 일을 하지만 내일은 저도 손주들과 함께 송편을 빚어 먹으면서 하루 푹 쉬겠습니다.일기예보를 보니 보름달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합니다.여러분, 가족과 함께 편안하고 즐거운 추석 되시기 바랍니다.고맙습니다.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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