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도로' 공청회 300명 몰려..'뜨거운 논쟁'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 지하도로(U-스마트웨이)' 건설 계획과 관련 첫 공청회가 30일 열렸다.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삼성화재 본관 3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서울시 지하도로(U-스마트웨이)계획 공청회'에 3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몰리며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그대로 반영했다.행사장에 마련된 200여 좌석은 공청회 시작 30분 전부터 이미 꽉 들어 차 진행요원들이 급히 간이 의자를 마련하는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김상범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개회사를 통해 "서울시에서 해마다 교통혼잡으로 7조원이라는 사회적 비용이 길바닥에 버려지는 실정"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공청회가 지하도로 계획에 대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 측면을 모두 고려한 진지한 토론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박창호 서울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공청회는 개회사에 이어 주제발표(김영복 서울시 도로계획담당관), 패널 토론, 방청객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김상구 전남대 교수, 이광훈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본부장, 배상윤 시의회 의원, 민만기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 박용훈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 등 교통 관련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석해 찬반으로 나뉘어 열띤 토론을 펼쳤다.지하도로 건설과 관련 부정적 의견을 제시한 패널들은 대부분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해 온 서울시의 정책 방향성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민만기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추구하고 있는 국가의 패러다임과 맞지 않는다"면서 "서울시가 20년 동안 이끌어온 대중교통 정책의 방향성과 상충돼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 있고 시민들의 방향성을 흐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또한 강경우 한양대 교수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면서도 "도로 중간 중간 이어주는 지하터널은 외국에도 흔히 볼 수 있지만 지하도로를 네트워크화해 교통체계를 구축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없다. 발상 접근을 지금이라도 그만둬야 한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이에 대해 손봉수 연세대 교수는 "외국에 없는 사례라고 우리가 할 수 없는 건 아니다"면서 "교통에서도 공간의 균형적 활용, 즉 3차원적 공간 활용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지하도로 구축시 방재안전상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박형주 경원대 교수는 "화재, 폭발, 침수, 정전, 비상시 구조.구급의 지연 등 적절한 방호수단 구비가 가능한가"라면서 "사고 발생을 전제로 이중화 원칙을 수반하는 예비시스템의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방청객들의 의견도 엇갈렸다.한 방청객은 "수십조원을 투입해 도로만 건설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그러면 그 재원은 어디서 나오겠는가. 다 국민들의 혈세다"면서 "신호등의 제어기술을 향상시키는 등 교통체계의 효율성을 우선적으로 높여 교통 흐름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반면 다른 방청객은 "지하도로 건설 계획은 미래의 흐름을 바꿔 놓을 수 있는 획기적인 사안"이라며 지하도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공청회는 패널들과 방청객들의 질의응답이 3시간 동안 이어지며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공청회에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5일 지하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지상공간의 도로교통 수요 일부를 지하로 전환하기 위해 도심 지하 40~60m 깊이에 남북 간 3개축과 동서 간 3개축 등 6개 노선, 총 149㎞의 지하도로망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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