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 국내증시 목표주가 하향
전날 코스피 지수가 이틀째 약세를 지속했다. 낙폭이 크진 않았지만 아시아 주변 증시가 일제히 반등에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중국증시가 0.7%, 일본증시가 1.3%의 강세로 장을 마감했지만 코스피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선 채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유독 부진했던 이유는 적극적인 매수주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경우 현물을 팔면 선물을 사고, 선물을 팔면 현물을 사는 모습을 줄곧 연출해왔지만 최근에는 현물시장에서도, 선물시장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날의 경우에도 외국인은 현물 시장에서 300억원 매수에 그쳤고, 선물시장에서는 5000계약에 육박하는 매도세를 보이는 등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이 이같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신영증권은 외국인의 유동성 효과가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스탠스를 결정하는 것은 유동성 효과 지속 여부인데 경기회복과 함께 출구전략의 시기가 점차 가까워지자 보수적인 태도로 바뀐 셈이다. 특히 9월 FOMC 회의에서도 8월과 같이 채권매입 수위조절 등에 나설 경우 외국인들이 미리 몸을 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계 증권사의 시각이 달라졌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국계 증권사는 잇따라 국내증시의 투자의견 및 목표지수를 상향조정해왔지만 최근 JP모건과 메릴린치 등에서 변화의 시각이 나타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JP모건은 "한국증시가 지난 6개월간 신흥증시에 비해 10% 이상 초과수익률을 올렸기 때문에 신흥시장 내 순환매 차원에서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한다며 "주식형 펀드의 지속적인 환매와 정부의 재정통화정책 변화 가능성도 추가 랠리를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릴린치증권 역시 "한국과 인도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단기적으로 이들 국가의 주식을 매도하라"고 주문했다. 국내증시가 전날 유독 부진한 흐름을 보인 측면을 따져보더라도 외국인의 소극적인 태도도 원인이겠지만 그간 코스피 지수가 눈에 띄게 강한 상승세를 보인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주까지 연일 연고점 경신에 도전하면서 여타 아시아 증시 대비 강한 흐름을 보여왔고, 이같은 움직임은 국내증시 투자자들에게 '왜 우리만 오를까'하는 불안한 마음을 안겨주며 이것이 조정의 빌미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펀더멘털이야 여전히 좋다고 하더라도, 외국계 증권사의 지적처럼 많이 오른데 따른 부담을 여기저기서 느끼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보수적인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겠다. 특히 이날은 미국증시가 휴장한 데 따라 전날의 흐름을 지속할 공산이 크다. 전날 국내증시가 마감할 당시 중국증시는 1.5%의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었지만 국내증시가 마감한 이후 중국증시 마감시에는 상승폭을 반납하며 0.68% 오른 채로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이 없으니 중국의 영향력이 커졌지만, 중국증시의 막판 상승폭이 줄어든 만큼 국내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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