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통신 윤충구사장
“통신기 분야는 100% 국산화가 가능합니다. 사업성만 보장되고 국가지원만 이뤄진다면 얼마든지 최고의 FM무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위사업청이 최근 연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 참석한 수정통신 윤충구 사장의 발언이다.방사청은 이날 간담회에서 무기체계 및 핵심기술 연구개발 단계에서 중소기업자를 우선 선정하는 품목을 지정하는 한편, 중소기업 납품규모를 올해 1조8000억원에서 내년에는 3조원으로 대폭 늘리겠다는 내용의 방위산업 관련 중소기업 육성방안을 내놓았다.또 중소기업 CEO를 향해 2012년까지 국방 연구개발 예산배정비율을 현재 3.2%에서 7%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방사청은 또 190여개 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내놓았다. 복잡한 수출허가 및 부품국산화 제도 (39.4%), 관련정보 부족(38.2%)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다는 내용으로 참석한 많은 중기 대표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기에 충분했다.윤 사장도 그런 중기 대표중의 한 사람이었다. 윤 사장이 경영하는 수정통신은 온도발상발진기, 대역통과여파기 등 무전기부품을 생산한다. 그는 통신기 국산화 100%를 위해 수년간의 시간과 연구비를 투자해왔고 그 결과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수정통신이 생산하는 온도발상발진기는 기온이 변해도 일정한 주파수를 발생시키는 역할을 하며 대역통과여파기는 수많은 신호중 필요한 신호만 쪽집게처럼 잡아내는 역할을 한다. 이 부품들은 무전기의 핵심요소다. 윤 사장은 이런 기술을 보유해도 사업성이 보장되지 않고 노하우를 인정하지 않아 국산화 100%를 달성하지 못하는 국내 방위산업 현실이 답답하기만 했다.그러나 그는 "오늘 간담회에서 한줄기 희망을 봤다"고 전했다. 무기체계 및 핵심기술 연구개발 단계에서 중소기업자를 우선 선정하는 품목을 지정하는 한편, 중소기업의 국방연구개발 예산배정비율을 7%까지 올린다는 소식에 그 누구보다 기뻤다. 통신기 분야는 100% 국산화가 가능하다고 자부한 윤 사장. 그는 불과 5년 전에도 외국 한 연구소에서 초청장을 받았다. 그 연구소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같은 국가운영기관으로 무전기에 사용되는 대역통과여파기와 온도발상발진기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했다. FM무전기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기술제의까지 해왔다. 그러나 윤 사장은 정중히 거절했다. 윤 사장은 “사업하는 사람이 사업제의를 받는데 귀가 솔깃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국방과학연구소의 요구에 따라 8년의 노력 끝에 만든 순수기술을 단숨에 넘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견본품만 만들어주고 거래를 하지 않았지만 국산 무전기 생산기술이 이 정도로 인정 받는구나 하는 생각에 흐뭇했죠”라며 미소를 지었다 또 그는 “방위사업청 간담회에서 담당자들의 말을 듣고 그 당시 사업제의를 받아들였다면 후회할 뻔 했다”면서 “힘들게 공들인 중소기업 방산기술을 방위사업청과 손잡고 더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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