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규주택판매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4년여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하면서 주택시장에 대한 낙관론이 우세해지고 있다. 하지만 주택판매 호조는 세금 혜택이 상당부분을 차지한데다 주택가격이 여전히 하락세인 가운데 변동금리 모기지가 복병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26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7월 신규주택판매 건수는 전월 대비 연율 9.6% 증가한 43만3000건으로 2005년 2월 이후 4년5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신규주택판매는 4개월 연속 증가했고, 판매 건수는 2008년 9월 이후 10개월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시장의 예상치인 39만건도 크게 웃돌아 전날 발표된 주택가격 지수의 2개월 연속 상승에 이어 미 주택시장이 바닥을 벗어났다는 인식을 강하게 남겼다.6월 주택판매 건수도 당초 발표된 38만4000건에서 39만5000건으로 상향 수정된데다 5월에도 34만6000건에서 36만2000건으로 상향 수정됐다. 6, 7월의 상승률은 모두 9% 이상으로 높은 수준이어서 주택판매 회복 기조를 한층 더 부각시켰다.향후 주택판매 동향을 점칠 수 있는 주택재고 역시 전월 대비 3.2% 감소한 27만1000건으로, 1993년 3월 이후 16년 4개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주택시장 회복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전문가들은 신규주택판매 증가는 기존 주택의 판매 증가와 주택가격의 하락세가 멈춘 것과 동시에 주택 불황이 막을 내리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용경색 완화를 위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대응과 정부에 의한 주택 구입자에 대한 지원책 등이 수요를 환기시켰다는 분석이다. 다이와 증권 미국 법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몰란은 "주택 시장이 확실히 개선된 것 같다"며 "조정 단계가 끝나 회복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주택가격과 실업 및 주택압류 증가로 주택시장의 회복은 한정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변동금리 모기지(ARM)가 복병으로 기다리고 있다.가령, 5년전 ARM을 신청한 사람은 그 동안 초기 약정 금리 이하수준의 이자를 지불해왔지만 5년 이후부터는 초기 금리의 110~125% 수준으로 변동금리를 적용 받게 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것이 주택시장의 최대 복병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 2004~2007년 사이 발행된 ARM은 7500억 달러에 달한다.신규주택구입자에 대한 세금 환급이 11월30일 종료된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이는 미 정부가 신규주택구입자에 8000달러를 지원해주는 것으로, 단기적인 호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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