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코스닥과 개미의 눈물

"13개월만에 1600 돌파라는데 내 종목은 여전히 반토막입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증시가 연일 상승세지만 이를 바라보는 개인투자자 고시탁(가명)씨의 마음은 울쩍하기만 하다. 2년전 펀드 열풍에 가입한 펀드는 여전히 원금회복과 거리가 멀다. 전문가들이 맡으면 뭔가 다르겠지 하는 마음에 든 펀드지만 시장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했다. 원금만 회복되면 바로 환매해야지 생각하지만 그 시기가 언제 올지 요원하기만 하다.답답한 마음에 올 봄 뛰어든 코스닥 종목은 반토막 난 상태에서 제자리 걸음이다. 눈 딱 감고 손절매 후 삼성전자 같은 주도주로 갈아타고 싶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삼성전자는 20%만 오르면 100만원이 코 앞인데 내 종목은 원금회복만 되면 '따블'이란 생각이 발목을 잡는다. 올 봄, 자전거 주식들이 몇배씩 급등하고, 최근 신종플루 테마들이 연일 상한가를 치는 것을 보면 더욱 미련이 남는 코스닥시장이다. 하지만 "상한가 3방이면 50% 수익인데..." 하는 생각으로 시장에서 살아남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코스피지수가 지난해 7월말 이후 13개월만에 1600선을 돌파했지만 코스닥지수는 지난 4월 500선을 넘어선 이후 4개월 이상 횡보하고 있다. 신종플루 테마들이 떳다지만 초기 테마주에 분류되고도 제자리걸음인 종목도 적지 않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이 테마가 뜰 테마인지, 잊혀질 종목인지 분별하기란 쉽지 않다. 슈퍼개미라고 불리는 큰 손들조차 종목을 쪽집게처럼 맞추진 못한다. 대신 실적이 좋은 기업에 대한 투자는 다르다. 10만원을 돌파하며 신고가 행진 중인 현대차는 5만원대에 머물던 3월부터 실적개선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6만원대로 올라선 5월에는 미국 '빅3' 좌초의 수혜를 본격 보고 있다는 전망들이 줄을 이었다.유명 투자자들 대부분이 가치투자자였다는 점을 곱씹어 볼 때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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