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태기자
사진촬영족
◆사진촬영족=영전이 마련된 정면 좌·우측에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추모객들이다. 카메라가 없는 추모객들은 휴대전화를 사용해 현장의 분위기를 간직하고자 안간힘을 쓴다. 종종 앞에선 키 큰 추모객들에게 뒤에서 고함을 지르며 카메라 각도를 확보하려는 시민들도 등장한다.오랜 줄서기를 애초에 포기한 연인·가족들은 역사적 현장에 본인의 모습을 담고자 사진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서로 '사진 품앗이'하는 광경도 목격된다.촛불족
◆촛불족=오전에는 비, 오후에는 천막에 막혀 행렬 뒷 편 잔디밭에 자리잡아 고인에 대한 담소를 나누는 시민들도 있다. 기자석 주변에 배치된 신문과 종이박스 등을 돗자리 삼아 고인의 가는 길을 촛불로 밝히는 모습이다. 가까이 가서 들어보면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김 전 대통령의 생전의 업적에 대해 설명하는게 주를 이룬다. 밤 늦은 추모 열기에 지친 탓인지 엄마 무릎에 누워 일찍 잠을 청하는 자녀들도 눈에 띈다.문화향유족1(포스트잇 추모)
문화향유족2(거리방명록)
◆문화향유족=광장 방명록 천막 옆에 마련된 '포스트잇 추모 게시판'에 짧은 추모글을 남기는 시민, 광장 옆 인도에 붙여진 종이에 슬픔을 적어내려가는 시민, 고인의 대형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한 손에는 페인트, 다른 한 손에는 큰 붓을 쥐고 맨발로 캔버스를 딛고 서있는 만화가도 이번 추모식의 새로운 풍속도다. 헌화 후 방명록을 눈물로 써 내려간 추모객들에게는 다소 진정하며 발길을 돌릴 수 있게 막판 반전을 제공하는 문화 이벤트 성격이다.무전취식족
◆무전취식족=한편 스피커에서 터져 나오는 추모곡과 모기떼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무전취식족은 주변 추모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고인의 넋을 기리기 위해 간만에 모인 동료들과 넥타이를 풀어 헤치고 소주 한잔을 기울이는 시민들도 있지만 주로 오전부터 지금껏 잔디밭에 누워 신선놀음을 하고 있는 시민들이 대부분이다. 오후 10시 현재 3일 간 누적 2만3000여명이 다녀간 서울광장의 추모 풍경은 이처럼 다양하다.전직 대통령 역사상 최초로 6일 국장(國葬)으로 열리는 이번 추모식 기간 중 그 추모의 다양성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사진=이기범 기자 metro8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