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명예회장, 회사 정상 출근..전열 재정비 박찬구 전회장, 시내 모처에서 법적대응 모색
형제간에 그룹 경영권을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는 금호 가(家)의 두 오너경영인이 서로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형인 박삼구 명예 회장은 동요를 막고 대주주로써 역할을 끝까지 다할 것을 천명하며 내부 전열을 재정비하는 데 반해, 동생인 박찬구 전 회장은 이사회로부터 전격적인 해임을 당한 28일부터 일절 소식을 끊은 상황이다. 29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박삼구 명예회장은 그룹회장직을 전격 사임한 다음 날인 금일에도 서울 신문로의 신사옥에 평소보다 이른 새벽출근을 한 후에 대주주로서의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삼구 회장은 동생의 해임과 자신의 퇴임을 밝힌 기자회견 자리에서 비록 경영일선은 떠나지만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는 그룹의 재무구조개선 일정대로 추진하는 ‘대주주의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은 정상적인 출근을 한 뒤 대우건설, 금호생명 등 그룹 자산 매각과 관련한 업무를 멈추지 않은 채 진두지휘하고 있다. 또한 박삼구 명예회장은 그룹 회장직은 떠났지만, 아시아나항공 등 5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은 유지하고 있어, 그룹 내부의 영향력은 조금도 약해지지 않았다.특히 자칫 형제의 난으로 내부 동요가 일 것을 대비해 그룹 임직원들이 볼 수 있도록 사내 망에 글을 올려 그룹의 위기를 극복하고, 그룹의 미래를 위해 힘써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처럼 형인 박 회장이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는 것과 달리 동생인 박찬구 전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28일 이후 자택에서 나와 회사는 물론 공식석상에 일체의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두문불출하고 있다. 29일에도 출근을 하지 않았고 다만 아들인 박준경 금호타이어 회계팀 부장만 정상 출근해 부친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박찬구 전 회장은 현재 서울 모처에 기거하면서 기습적으로 이뤄진 자신의 해임에 대한 법적 대응 여부를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금호산업의 지분을 팔고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의 지분을 매집해 현재 오너일가족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인 18.74%를 보유한 만큼 경영권에 대한 아직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형인 박삼구 회장의 최대주주로서 그룹의 현안에 직간접적으로 간여할 것임을 숨기지 않은 이상, 박찬구 회장도 금호석유화학의 최대주주로서 역할론을 제기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그러나 재계에선 박찬구 회장이 법적 검토는 진행하고 있지만 섣불리 카드를 커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너 가족별로 볼 때는 박찬구 회장이 가장 많은 대주주이지만 고 박정구 회장일가와 고 박성용 회장 일가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에 따라 최대주주로서의 행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적 대응은 신중히 고려하고 있지만 우선 다른 오너 일가를 설득하는 작업도 병행해 추진할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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