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속 恨 풀지 못하고…”

근로정신대 김혜옥 할머니 日기업 상대 소송 중 별세

미쓰비시 나고야 공장에 끌려가 강제노역을 당한 김혜옥 할머니가 미쓰비시 기업과 일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과 연금반환소송 진행 중 노환으로 별세했다. 사진은 나주초등학교 101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김 할머니(사진 왼쪽)의 생전 모습.

일본에 강제로 끌려가 노역에 시달렸던 근로정신대 할머니가 명예회복을 위해 힘쓰다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사망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26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하 근로정신대모임)’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명예회복을 위해 법적공방을 벌여왔던 김혜옥 할머니가 전날 오후 12시30분께 향년 7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김 할머니는 나주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지난 1944년 5월께 일본 나고야의 미쓰비시중공업에 끌려가 무임금 노역에 시달리다가 귀국한 후 ‘(근로)정신대’라는 꼬리표를 달고 군 위안부로 오해받는 죄인 아닌 죄인으로 살아왔다.다행히 지난 1999년 3월께 일본 시민단체인 나고야소송지원회와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의 도움으로 미쓰비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했으나 지속적인 패소에 이어 결국 지난해 11월께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최종 기각 판결을 받은 바 있다.이와 함께 김 할머니는 일본 정부를 상대로 연금반환청구 소송과 일본 최고재판소 규탄활동 등을 펼쳐오다 지병이 악화돼 병원 치료를 받던 중 결국 운명을 달리했다.이로써 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한 근로정신대 출신 원고는 7명에서 6명으로 줄게 됐다.하지만 근로정신대모임은 손배소송을 지속적을 이어갈 예정이며, 오는 29일부터는 미쓰비시 나고야 공장과 도쿄 본사에 방문해 항의서한문을 제출하는 등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한편 김 할머니는 5·18광주민주화항쟁 당시에도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는 군인에게 항의하다 부상을 입고 5·18유공자로 인정 받기도 했다. 발인은 오는 27일, 장지는 국립5·18민주묘지다.광남일보 김범진 기자 bjjournal@gwangnam.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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