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 미국을 걱정할 필요 없는 이유

경기회복 속도 및 기업실적 개선 여부 달라

미 증시와 이머징 증시의 디커플링에 한번 놀라고, 국내증시의 뚝심에 또 한번 놀란 한주다. 이머징 증시가 미 증시에 비해 강세를 보였던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경기회복 속도와 기업실적 개선 여부. 먼저 미 증시의 경우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다우지수가 어느새 8100선까지 내려앉았다.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논란은 2차 경기부양책에 대한 논란과도 일맥상통하다. 조 바이든 부통령과 로라 타이슨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은 경기부양책의 규모가 지나치게 적었다며, 2차 경기부양책의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들이 내세운 근거는 부진한 고용지표 및 여전히 위축된 소비생활이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백악관측이 2차 경기부양책이 집행될 때는 이미 1차 경기부양책 효과가 발휘될 수 있다는 이유로 추가 경기부양책은 없다고 단언했지만, 전날 워런버핏이 또다시 2차 경기부양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등 여전히 경기부양책의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머징 마켓은 정반대의 상황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중국이다. 억만장자 투자가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은 "중국이 글로벌 경기회복의 원동력"이라고 평가했고,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7.5%, 내년 성장률을 8.5%로 내다봤다.이에 따라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3000선을 훌쩍 넘어 연일 씽씽 달려나가는 모습이다. 기업실적 부문 역시 미국과는 비교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전날 뉴욕증시에서는 골드만삭스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투자의견을 상향조정하면서 금융주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지만 실적에 있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의견이 대다수다. 국내기업의 경우 삼성전자가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여타 종목들에 대한 실적 기대감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국내증시가 연고점을 또다시 경신하게 된 것도 '실적개선 기대감'이 주효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모멘텀이 없는 미 증시가 부진한 것은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즉, 미 증시나 유럽증시가 부진하다고 해서 국내증시의 상승세를 폄하할 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나 국내증시의 '뚝심'을 생각하면 더욱 공감이 된다. 미 증시가 부진한 고용지표의 충격으로 급락세를 보였을때도 국내증시는 굳건히 상승세를 이어가는 저력을 보여줬다. 미 증시가 소폭이나마 상승한 이날은 국내증시 입장에서는 더욱 부담이 없는 셈이다. 또한 전날 옵션만기일을 맞이해 프로그램 물량이 2000억원 이상 출회된 것도 부담을 덜어준 측면이 있다. 지난 8일과 9일 장 중 유입됐던 물량이 옵션만기일에 고스란히 출회됐으니 만기일 후폭풍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 보다 한 발 앞서 움직이는 코스피200지수가 박스권 상단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코스피200지수는 3주 연속 양봉이 출현하고 있고 밴드를 높여가며 추가 상승 시도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흔히 이평선보다 한 발 빠르다고 평가하는 MACD 지표가 다시 매수 신호를 강화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MACD 지표는 중기 추세를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아직 실적발표가 본격화되지 않은 만큼 지나친 기대감을 갖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명백한 호재가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애써 부인할 필요도 없어보인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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