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공무원 질병 소송 국가 차원의 메뉴얼 마련돼야"8년간 행정소송 담당..'행정소송의 달인'상해 입은 당시 초기 자료 잘 보관해야 소송 유리</strong> "공무원이 연관된 행정소송 등에서 억울한 사람이 나오지 않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연구를 통한 메뉴얼이 마련돼야 합니다" 강병훈 법률구조공단 변호사(서울북부지부장)은 6일 "행정소송을 진행하다 보면 업무 관련 질병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피해자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이 말했다. 강 변호사는 2001년 공익법무관 시절부터 지금까지 경찰ㆍ소방 공무원 등과 관련한 상당 수의 행정소송을 담당해왔다.때문에 소속된 법률구조공단에서는 '행정소송의 달인'으로 통한다.강 변호사가 주로 담당하는 행정소송은 ▲산업재해 사건 ▲국가유공자 ▲공무상 요양불승인 등 3가지다. 산업재해 사건에서는 다친 근로자를 놓고 근로복지공단과 산재 여부를 다투고, 국가유공자 업무에서는 군인ㆍ경찰ㆍ소방공무원 등이 복무 중 심각한 질병이 발생했을 경우 해당 공무원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해 줄 것을 놓고 보훈처와 치열한 논리다툼을 벌인다.공무상 요양불승인 사건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공무원에게 발생한 질병이 업무와 관련한 것임을 입증해야 한다. 강 변호사는 이런 내용의 행정소송만 벌써 8년째 하고 있다.지나온 세월만큼 보람도 많이 느낀다는 강변호사는 "행정소송 전문변호사가 돼 개업을 할 생각은 없다"면서 "개업 보다는 공단에서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 더 좋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 진행한 수많은 소송중 잊지 못할 사건들이 몇 가지 있다.대표적으로는 2005년 당시 20대 후반의 여성 소방공무원이었던 김 모씨의 허리 디스크 소송.구급요원이었던 김 씨는 신체검사를 최고의 등급으로 통과하는 등 상당히 건강했지만 환자와 물건 등 무거운 것들을 계속 들다보니 허리 디스크가 생겨,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공무상 요양 신청을 했다. 그러나 관리공단은 개인질병(퇴행성 디스크)으로 판단,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법정다툼으로 이어졌다.강 변호사는 "김 씨는 구급 건수가 상당히 많았고, 퇴행성 디스크가 오기에는 너무 젊은 나이라는 점, 그리고 신체검사도 최고 등급을 받았다는 점 등을 강하게 주장한 결과 2년 많에 승소했다"고 회고했다. 안타까운 사건도 있게 마련.2년 전 일이다.강 변호사는 부산에서 경찰 공무원으로 20년 가까이 일해온 50대의 김 모 경위가 역시 허리디스크에 걸려 업무에 따른 질병임을 인정받기 위해 소송을 진행했다.경찰 공무원들은 진압봉, 수갑 등을 항상 갖추고 있어야 해 매일 3kg 가량의 허리띠를 착용하고 다닌다.때문에 소송 과정에서 의사에게 업무 연관성에 대한 감정을 의뢰했지만 병원측은 "경찰들이 다 허리디스크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개인적인 질환"이라는 의견을 보냈고,김 경위는 여러 가지 사정상 소송을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다. 강 변호사는 "오랜 시간 무거운 허리띠를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경찰 공무원들이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허리띠와 상당한 관련이 있는데 병원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의뢰인은 소송을 포기해 상당히 아쉬웠다"고 소회했다. 그는 "소방ㆍ경찰 공무원의 경우 험한 일을 상당히 많이 하고 있다"면서 "직업의 특성을 좀 더 고려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은 병원에서 퇴행성으로 밝혀지면 공단 등은 책임 문제 때문에 아예 받아들이지 않고, 억울한 공무원은 소송을 내서 보상을 받으라고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대부분 공무원들은 소송을 포기하게 된다"면서 "국가차원의 연구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뇌경색ㆍ뇌출혈ㆍ심장질환ㆍ간질환이 업무 연관성을 입증하기에 가장 어려운 소송"이라면서 "특히 평소에 술을 많이 마시고 담배를 자주 피는 사람은 승소하기가 어렵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상해를 입었을 당시 초기 자료들을 잘 보관해 놓으면 도움이 된다"며 "검사ㆍ진료자료 등은 소송에서 유리한 근거가 된다"고 덧붙였다. <강병훈 변호사 프로필>▲1991년 2월 강릉고등학교 졸업▲1997년 2월 한양대학교 법학과 졸업▲2006년 2월 한양교 법과대학원 민법전공▲1998년 사법시험 40회 합격▲2001년 1월 사법연수원 30기▲2001년 4월 ~ 2004년 3월 공익법무관▲2004년 4월 ~ 2004년 9월 강병훈변호사사무실▲2004년 10월 ~ 2009년 2월 법률구조공단 서울중앙지부 변호사▲2009년 3월 ~ 현재 법률구조공단 서울북부지부 지부장(변호사)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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