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래 재정부 차관보 '실물·금융 등 시장 추이 따라 지속적으로 보완'
노대래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5일 정부가 마련한 ‘녹색투자 촉진을 위한 자금유입 활성화 방안’과 관련, “6일 녹색성장위원회를 통해 발표되는 ‘녹색성장 5개년 계획’에 따라 녹색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를 위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마련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실물과 금융 등 관계 분야의 발전 추이 등을 감안해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노 차관보 등과의 질의응답 주요 내용.
-이번 방안을 위한 정부의 재정 투입은 어느 정도 되나.
▲6일 발표 예정인 ‘2009~2013년 녹색성장 5개년 계획’에 맞춘 것이다. 무조건 재정 투입을 늘리는 게 좋은 게 아니라 실물과 금융 부문이 함께 성장해야 한다. 녹색성장이나 저탄소에 대한 얘기는 많지만 아직 구체적인 정의가 안 된 경우가 많다. 그런 부분을 보다 구체적인 정책 패키지로 발전시키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앞으로 실물 부문의 발전 추이 등을 감안해 규모 등은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
-이번 방안과 앞서 발표한 ‘기업투자촉진 방안’과의 관계는.
▲앞서 발표한 기업투자촉진 방안은 일반적인 내용이고, 이번 방안은 녹색 분야 기업에 특화된 추가적인 것이다.
-에스코(ESCO) 기업의 사례 좀 들어 달라.
▲ESCO기업은 현재 143개 업체가 있는데 주로 중소기업이고 삼성 에버랜드 등 일부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화 설비는 사업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기술과 자금력이 부족한 기업 대신 (ESCO기업이) 선(先)투자한 뒤 투자를 받은 기업으로부터 에너지 절감 비용을 바탕으로 장기간에 걸쳐 회수하는 방식이다. 주요 사업 분야는 에너지 절약형 시설, 전기 대체 냉방 시설,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산업체 공정 개선, 산업체 건물 내 열병합 발전 등이 있고, 작년 말 기준으로 대기업이 42개, 중소기업이 103개 정도 된다.
-ESCO기업을 투자회사라고 봐도 되나.
▲ESCO기업은 에너지 절약 기업을 말하는 것으로 기존에 있던 제도다. 선진국에선 이미 보편화돼 있다. 투자가 아니라 에너지 절약을 위한 사업으로 리스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녹색예금 등을 통해서 모인자금이 녹색프로젝트로만 가게 할 수 있는 규제 장치가 있나.
▲그 첫 번째 안전장치가 바로 ‘녹색 인증제’다. 민`관 합동 인증협의체가 녹색 범위에 해당하고 정부의 정책적 지원 필요성이 있는 분야라고 판단해 인증하면, 녹색예금 등을 통한 조달 자금의 60% 정도가 반드시 그쪽에 투자토록 하고 이것을 정기적으로 감시`감독할 체제도 같이 만들 것이다. 투자 비율을 100%로 하지 않은 것은 초기 단계 사업의 경우 위험성이 높인 것도 있어 어느 정도 수익률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유럽의 경우 녹색 관련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만족감이 굉장히 크고 상품도 잘 팔린다. 우리나라도 그런 정도의 여건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녹색인증’ 요건은 또 어떻게 되나.
▲구체적인 요건은 관계부처와의 태스크포스(TF)를 통해 협의 중이다. 녹색기술이 해당기업의 핵심기술이거나 녹색프로젝트가 주력사업인 경우로 할 것이다. 녹색인증은 이미 네덜란드 등에서도 도입하고 있는 제도다. 국내 상황뿐만 아니라 해외 사례 등도 충분히 감안해 제도화할 것이다.
-녹색 장기예금과 채권은 언제부터 판매되나.
▲판매 시기는 일단 ‘녹색 인증제’가 마련되고 녹색프로젝트에 대한 정의, 관련 세법 정비 등 제도가 연말까지 정비되면 바로 시행토록 추진하겠다.
-5년 만기 녹색예금의 금리를 1년 만기 정기예금 수준으로 하면 소비자 입장에서 구입 매력이 없을 듯도 한데.
▲5년짜리 예금은 대개 3.5%의 금리를 받고, 거기에 과세를 하면 3% 수준이 된다. 1년짜리 정기예금의 금리도 거의 3% 정도다. 이걸 비과세하면 5년짜리 녹색예금과 1년짜리 정기예금의 금리가 거의 같아지지만 기간 맞게 보전할 수단을 만들 것이고, 또 국민들은 녹색예금을 통해 그 돈의 일부를 에너지 절약 등 녹색성장에 쓴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단 점에서 적극 추진하려 한다. 네덜란드도 이런 식으로 채권을 발행한 적이 있는데 80억유로 정도의 투자를 올릴 수 있었다. 녹색산업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인지도와 참여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도 장단기 채권 금리차가 큰데 어떻게 보전해주겠다는 건지.
▲지금 현재도 채권은 장단기 금리차가 상당히 크다. 현 상태로 채권을 발행하면 소비자는 물론 투자자들에게도 이윤 면에서 매력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런 경우엔 적정 수준의 이윤이 나올 수 있도록 발행 당국에서 검토할 것이다. 금리수준을 1년 만기 정기예금을 기준으로 하지만 충분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1년 만기 이상 수준을 적용하는 방안도 같이 검토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손해가 나지 않게 충분한 대책을 강구할 것이고, 그보다 중요한 건 이렇게 조달하는 재원은 기존 금리보다 더 싼 가격으로 대출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 친환경자동차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핵심 녹색산업으로 예시한 배경은
▲녹색산업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친환경자동차의 경우 지금 전 세계 차량의 1% 정도로 운영되고 있는데 오는 2020년이면 20%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현대`기아차가 자동차 업계에서 세계 5위인데 친환경차를 만들지 않으면 앞으론 세계 5위를 유지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친환경차를 곧 본격 시판한다. 친환경차를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으로 발전시키려면 부품 산업과 같이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맞춤형으로 소비부터 시설, 부품조달 등 모든 면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선정한 것이다. LED 조명도 마찬가지다. 열효율과 에너지 절약을 강조하면서 지금 LED 조명 사용이 연간 40%씩 늘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은 아예 백열등을 금지해서 2012년부터 못 쓴다. 우리나라도 2012년까지 공공기관 조명의 30%를 LED로 바꾸려 한다. 소요 예산은 녹색성장위원회 추정으로 2조원정도 된다.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리스 방식을 통해 중소기업 위주의 관련 산업을 지원하고 에너지 절약 효과를 얻기 위해 대표적인 녹색산업의 하나로 골랐다. 앞으로 인증제 등을 통해 더 많은 녹색산업을 발굴해 우리나라의 에너지 및 금융 산업 구조를 개선해나갈 것이다.
-탄소배출권 거래소는 어느 지역에 세우나. 다른 나라에도 이런 거래소가 있나.
▲탄소배출권의 법적 성격이나 거래 근거 등 관련 법령 정비가 먼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도입 시기 등 기본계획을 올 하반기 중 수립하고, 그에 따라 2011년까지 거래소를 만들 예정이다. 구체적인 입지는 세부 계획을 마련하는 단계에서 논의될 것 같다. 외국의 경우 유럽연합(EU) 지역에 탄소배출권 거래소가 많은데, 현재 세계 탄소배출권 거래의 80% 정도를 점유 중이다. 2007년 기준으로 500억달러 정도가 된다. 특히 영국 런던의 기후 거래소가 대표적인데 EU 탄소시장 내 거래물량의 85% 정도를 차지해 시장점유율 1위다. 미국은 자발적 시장 형태로 탄소시장을 운영 중이고, 아시아에선 일본, 홍콩, 인도, 중국, 그리고 호주 등이 탄소시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산화탄소(CO2) 포집 등 환경 분야 녹색기술이 많은데 인증을 8월까지 마련할 수 있나.
▲3분기까지고 목표고 빠른 시일 내에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 실무적인 작업은 어느 정도 완료된 상황이다.
-녹색 관련 분야의 국내 민간 전문가는 어느 정도인가.
▲에너지나 환경 등 관련 기술 분야에 있어선 국내에도 전문가 집단이 많이 있다. 가능하면 해외 전문가들의 의견도 들어볼 생각이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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