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황용희 릴렉스토크] 영화 '거북이 달린다'(이하 거북이)가 크게 선전하고 있다. 1일 현재 '거북이'는 206만명을 동원하고 250만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때 이 영화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수많은 영화팬들 조차 이같은 '흥행 성적'에 깜짝 놀라고 있다.
과연 이 영화가 이처럼 선전하는 이유는 뭘까?
영화관계자들은 그 이유로 김윤석이라는 주인공의 힘과 아날로그적인 영화가 먹힐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 그리고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이 영화를 흥행으로 몰고간 마케팅의 힘을 꼽았다.
이 영화를 홍보했던 이윤정 퍼스트 룩 대표는 "이 영화를 처음 맡았을 때 가장 큰 행복은 김윤석을 홍보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연기력을 갖고 있는 김윤석이기에 많은 영화팬들은 그에게 큰 지지와 성원을 보냈다는 것. 하지만 그는 또 이 영화의 고민이기도 했다. 이전 영화 '추격자'와 '거북이'와의 연관성 때문이었다. '추격자'에서도 그는 범인과 쫓고 쫓는 일전을 불사했고, 이번 '거북이'에서도 그는 범인을 쫓았다. 잘못하면 '추격자'의 아류작이 될 판이었다.
지난해 영화 '추격자'로 수많은 상을 받았던 그이기에 영화 '추격자'를 그에게서 분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는 것. 그래서 덧씌운 것이 '농촌 액션' '아날로그적 감성' '눈물 '찡'한 가족애' 등이었다. '웃음과 진실이 함께 공존하는 영화'를 컨셉트로 잡는 것이었다.
실제로 홍보 초기 '거북이'는 '김윤석의 영화'라는 점 때문에 상당한 신뢰감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내 '추격자'와 비교하는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거북이'가 사람 냄새가 나는 진정성이 있는 영화라는 쪽으로 홍보의 초점을 맞춰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골형사 김윤석이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이내 일어선다는 '7전8기' 혹은 '고군분투' 등을 집중 홍보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이윤정대표의 승부수였다. 최근의 어려운 경제여건과 개봉 당시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 등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던 것. 그리고 그의 전략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대중들의 '허전함' 속으로 '거북이'가 깊숙이 파고 들기 시작한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시골형사의 눈물겨운 사투기는 대중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건드리며 서서히 불이 붙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30일 마침내 200만 관객을 달성한 것. 앞으로 '거북이'를 250만명까지 밀어붙여보겠다는 것이 이대표의 계획이다.
이대표는 "영화홍보에 가장 중요한 점은 영화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주변상황 등을 미리 잘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개봉일이 정해지면 지난해엔 어떻게 됐는지, 또 유사한 작품은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그 시장이 비수기인지 성수기인지, 배우의 인지도나 호감도의 정도, 감독은 어떤지 등등을 파악해서 전체적인 홍보의 틀을 잡아가는 것이다.
이윤정 대표는 2001년 영화홍보사관학교인 명필름에 입사해 영화 마케팅을 배운 후 독립, 올해만도 '7급 공무원'과 '거북이 달린다' 등을 연거푸 성공시킨 홍보여걸. 지난해엔 국내 최고의 화제작 '추격자'를 성공시켰으며 영화 '아이언맨' '스타트렉: 더 비기닝' 등을 홍보하기도 했다. 이들 영화에 찾아든 영화관객만도 1천500만명에 달하고 있다.
'거북이' 등 한국 영화의 흥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이윤정대표는 오는 8월 이병헌 주연의 할리우드영화 '지.아이.조-전쟁의 서막' 홍보에 나선다.
황용희 기자 hee21@asiae.co.kr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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